독일 신학자 폴 틸리히의 용어를 빌리자면, 현대인들은 심하게 ‘흔들리는 터전’ 위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인 학교와 신앙 현장인 교회가 흔들리고 있고, 동성애 문제가 시사하는 바처럼 시대적 가치와 기준도 격동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지녀야 하는 거룩한 생명윤리 사상이나 고귀한 희생과 사랑의 정신 등도 흔적 없이 사라지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성도들이 ‘흔들리는 터전’ 위에서 생활하고 있을지라도 낙망하지 말고, 좀 더 멋지게, 아름답게, 그리스도인답게 살아가라고 열렬히 응원하고 계십니다.
본문 말씀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새로운 지도자 여호수아를 열렬히 응원하시는 장면입니다. 여호수아는 모세의 뒤를 이어 최고 지도자가 됐지만 심하게 흔들리는 주변 상황과 맞닥뜨렸습니다. 그의 리더십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고, 백성들은 모세를 잃은 슬픔에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하나님은 여호수아를 열렬히 응원해 주셨고, 흔들림을 극복하고 승리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격려해 주셨습니다.
모세가 죽었을 때에 여호수아는 외로운 지도자였습니다. 여호수아에게는 세 가지의 무거운 과제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1인자로서의 리더십을 인정받는 일이었습니다. 모세는 백성들에게 여전히 ‘여호와의 종’(1∼2절)이었지만, 여호수아는 겨우 ‘모세의 수종자 눈의 아들’(1절)이었을 뿐입니다. 죽은 모세의 커다란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초라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여호수아가 해결해야 할 두 번째 과제는 이스라엘 백성으로 하여금 ‘요단을 건너가게’(2절) 하는 일이었습니다. 모세는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고 죽은 것이 아니라, 요단을 건너가게 하는 중차대한 사명을 여호수아에게 남겼습니다. 세 번째는 난공불락의 여리고성을 점령하는 과제였습니다(6장). 이 성을 돌파해야만 가나안으로 들어가서 땅을 분배할 수 있었습니다.
답답하고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여호수아에게 하나님은 ‘강하고 담대하라’(6절)는 응원의 메시지를 주시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강하고 담대하라”는 말씀을 여러 번 반복하셨습니다(7, 9, 18절). 이것은 여호수아가 막중한 책임을 맡았지만 심하게 불안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흔들리고 있던 여호수아의 리더십을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열렬한 응원을 보내주셨습니다. 강하고 담대한 지도자가 되어 이스라엘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는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율법(말씀)을 가까이 해야 한다는 점을 여호수아에게 강조하셨습니다(7∼8절).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만이 ‘흔들리는 터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흔들리는 불안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말씀을 가까이하는 생활로부터 시작됩니다(시 1). 이스라엘의 두 번째 최고 지도자로 세워진 여호수아가 흔들리는 위기를 극복하는 절대적인 방법은 말씀을 가까이하는 것이었습니다.
유대의 왕 요시야가 종교개혁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던 토대는 말씀회복 운동이었고(왕하 22∼23), 로마 가톨릭의 타락과 부패를 극복한 종교 개혁가들의 신앙적인 기준도 ‘오직 성서로만’(Sola Scriptura)의 외침이었습니다. 흔들리는 터전에서 흔들림 없이 살 수 있는 힘의 원천은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말씀을 사모하는 자에게 힘과 능력, 위로와 평안을 선물로 허락하십니다.
이희학 목사 (목원대 교수)
약력=△목원대 신학대, 독일 훔볼트대 신학부 졸업 △목원대 신학대학장 △한국구약학회 회장
[오늘의 설교] 하나님의 열렬한 응원
입력 2016-11-25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