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반군 새 평화협정 서명

입력 2016-11-25 18:28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왼쪽)과 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가 24일(현지시간) 수도 보고타의 한 극장에서 새로운 평화협정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새로운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국민투표 대신 의회 표결에 부치는 이번 평화협정 앞에 험로가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과 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가 수도 보고타에서 새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지난달 3일 기존 평화협정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찬성 49.78%, 반대 50.22%로 부결된 지 50여일 만이다. 올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산토스는 “수십 년에 걸친 폭력은 영원히 과거로 남겨두자”며 “열린 가슴으로 평화를 되찾을 기회에 모두를 초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론도뇨는 “콜롬비아인의 무기는 오직 언어”라며 “문명적인 방식으로 전쟁을 완전히 끝내자”고 말했다. 양측은 서명 뒤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외쳤다.

새 평화협정은 국민투표가 아닌 의회에서 비준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반드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던 산토스가 말을 바꿨다. 현재 콜롬비아 의회는 여당이 장악하고 있어 무난하게 비준될 것이란 관측이 일반적이다.

새 평화협정은 FARC 자산의 내전 피해자 배상금 활용, 정치·마약사범 사법처리 강화 등 50여 항목을 수정했다. 하지만 반군에 유리하다는 비판은 여전하다. 알바로 우리베 전 대통령을 비롯한 반대파는 즉각 “수정된 평화협정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FARC 지도부 사면과 정치 참여 등 핵심 사항을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다음 주 예정된 평화협정에 관한 의회 토론을 거부하는 한편 국민투표 촉구를 위한 대규모 집회 준비에 돌입했다.

신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