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내한공연 소식을 전하는 TV 광고는 심플하다. 밴드의 히트곡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의 전주가 깔리면서 아무것도 없는 하얀 화면에 콘서트 날짜와 장소가 명기된다. 눈길을 끄는 건 영상 중간쯤 등장하는 짤막한 문구다. ‘너무 늦어서 미안.’
이 밴드의 한국 공연을 학수고대한 사람이라면 저 문구에 가슴이 찡할 수도 있겠다. 콜드플레이는 국내 음악팬들로부터 내한을 기다리는 밴드 1순위로 자주 거론됐지만 한국을 찾은 적이 없었다. 우리나라 팬들은 유튜브에서 콜드플레이의 콘서트 영상을 찾아보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그러나 최근 콜드플레이 내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음악 애호가들이 들썩이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 15일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번째 주자로 콜드플레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내한공연 날짜는 내년 4월 15일, 장소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으로 확정됐다.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지난 23일 정오 현대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1차 예매’가 시작되자 이날 할당된 티켓 2만3000여장이 순식간에 팔려나갔다. 티켓 예매처인 인터파크와 예스24에 몰린 동시 접속자 수는 최대 55만명에 달했다. 이튿날 비회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2차 예매’ 열기는 더 대단했다. 나머지 티켓 2만2000여장이 1분 만에 매진됐다. 동시 접속자 수는 최대 90만명을 넘어섰다.
이경준 음악평론가는 “최근 몇 년간 한국을 찾은 팝스타 중에는 이미 전성기가 끝난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콜드플레이는 최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팀이자 세계에서 가장 ‘핫한’ 밴드다. 게다가 한국을 처음 찾는 것이어서 음악팬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은 크게 낙심한 분위기다. 온라인상에는 티켓 2장에 100만원을 호가하는 암표가 등장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암표상들이 불법적으로 가격체계를 무너뜨리고 있지만 속상하게도 현대카드는 (암표 문제를 해결할) 힘이 없다”며 “콜드플레이가 다음에도 한국을 찾도록 최선을 다해 각인시키겠다”고 말했다.
콜드플레이는 1998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된 4인조 밴드로 크리스 마틴(보컬·피아노), 조니 버클랜드(기타), 가이 베리멘(베이스), 윌 챔피언(드럼)으로 구성돼 있다. 정규 음반을 7장 발표했는데 누적 음반 판매량이 8000만장 넘는다. 모든 앨범은 영국 UK 앨범차트 1위에 올랐다.
이들은 2000년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밴드 중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쇼는 당대 최고 스타가 출연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올해 이 쇼의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도 콜드플레이였다. 국내 한 인디밴드 멤버는 “콜드플레이는 비틀스 이후 최고의 밴드 중 하나일 것”이라며 “우리나라 뮤지션들에게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음악평론가인 김작가는 “콜드플레이는 록이라는 큰 틀 안에 트렌디한 요소, 서정적인 분위기를 적절하게 녹여낸다”며 “이런 점이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비결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콜드플레이’ 내한 소식에… 1·2차 티켓예매 불티
입력 2016-11-28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