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콘서트 오느라 놓친 공연 그 노래까지 다∼ 불러드려요”

입력 2016-11-27 19:07
다음달 연말 공연을 여는 밴드 소란. 왼쪽부터 편유일 이태욱 고영배 서면호. 해피로봇레코드 제공

포털 사이트에서 4인조 밴드 ‘소란(SORAN)’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기사는 7800여개다. 그런데 최근 기사들을 보면 소란을 설명하면서 ‘대세 밴드’라는 수식어를 붙인 게 유독 많다. 2010년 데뷔해 야금야금 이름을 알리더니 어느덧 국내 인디음악계를 대표하는 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소란의 멤버 고영배(보컬) 이태욱(기타) 서면호(베이스) 편유일(드럼)을 만났다. 지난달 정규 3집 ‘케이크(CAKE)’를 발표한 이들은 다음 달 10일 음반명과 동명의 연말 공연을 연다. 장소는 약 2000석 규모의 공연장인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이다.

“매년 연말이면 콘서트를 열었지만 이번 공연은 특별해요. 저희가 열었던 콘서트 중 가장 큰 규모거든요. 3집을 발표한 뒤 여는 첫 공연이어서 각별하게 느껴지기도 해요.”(고영배)

“연말 공연 때마다 선보이는 게 이른바 ‘기회비용 메들리’입니다.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열리는 가수들의 공연, 그곳에서 울려 퍼질 노래까지 저희가 대신 불러주는 코너예요. 소란의 콘서트를 찾느라 놓칠 수밖에 없었던 무대, 이로 인한 ‘기회비용’까지 충당해주는 공연인 거죠(웃음).”(서면호)

신보를 발매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앨범에 대한 이야기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음반에는 타이틀곡 ‘나만 알고 싶다’를 포함해 총 9곡이 담겨 있다. 정갈하면서도 담백한 느낌의 음악들이다. 멤버들은 “과거 발표한 그 어떤 음반보다 만족도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음악적인 기량을 과시하기보다는 곡의 자연스러운 진행을 염두에 뒀어요. 그렇게 음악을 만들어서인지 앨범에 담긴 노래들이 갖는 몰입도가 더 높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편유일)

“2013년 발표한 2집이 1집보다 ‘퀄리티’는 좋았지만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어요. 하지만 3집은 저희들이 가진 장점을 잘 버무린 음반이라고 생각해요. 팬들의 반응도 좋아요.”(이태욱)

소란의 음악을 소개할 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설명은 대략 이렇다. ‘감성적인 보컬’ ‘여심(女心)을 저격하는 노랫말’ ‘달콤한 음악’…. 이렇게 굳어져가는 밴드의 ‘이미지’에 대해 불만은 없을까.

“소란은 달달한 음악만 하는 팀이 아니에요. 저희 음악을 자세히 들어보시면 저희들의 연주력이 어느 정도인지 느끼실 거예요. 평범한 팝 음악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도 실감할 수 있을 겁니다. 듣는 이의 마음에 가닿는 음악을 선보이자는 게 저희 모토예요.”(고영배)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