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주류 친박(친박근혜)계를 겨냥해 인적쇄신 압박에 나서면서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승민 의원도 “대통령 주변에서 호위병·내시 노릇했던 사람들을 당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동조했다. 친박 인적쇄신 없는 재창당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비주류 의원들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를 위한 집단행동에도 돌입했다. 탄핵안 의결정족수(200명) 확보를 위한 의사 확인 작업이다. ‘탄핵안 처리→탈당 및 분당→제3지대 결집’ 등 정계개편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대표는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탈당과 관련해 “이정현 체제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썩은 보수를 도려내는 시도를 해야 하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어쩔 수 없이 다른 길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 핵심을 겨냥한 발언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했다. 인적쇄신 과정에서 주류 측이 저항할 경우 탈당하겠다는 뜻이다.
김 전 대표는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서도 “가능한 일”이라며 “친문(친문재인)·친박 패권주의를 제외한 나머지 어느 세력과도 손잡을 수 있다”고도 했다. 친박 인적쇄신을 명분으로 탈당해 정계개편을 시도하려는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유 의원도 대구시당 강연에서 “보수가 새롭게 태어나려면 인적 청산을 해야 하는 데 당 지도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대통령 주변에서 호가호위했던 사람들을 당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산 대상인 사람들과 손잡을 생각이 전혀 없다. 뒷거래하고 야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종이 한 장(탈당신고서) 내고 밖에 나간 사람들이 제3지대, 제4지대 말을 하는데, 잘못한 사람들이 나가야지 왜 죄가 없는 사람이 나가야 하느냐”고 탈당을 반대했다.
비주류 의원들은 탄핵안 처리 작업에 속도를 냈다. 김성태 의원은 “현재 당내에서 탄핵을 찬성하는 의원이 대략 30명이 조금 넘었다. 고민 중인 의원을 합치면 40여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회의 참석자 가운데선 이미 32명이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야권 표(171명)가 모두 결집됐을 경우 새누리당에서 찬성표가 29표만 나오면 탄핵안이 처리된다. 한편 여야 국회의원 158명은 박 대통령 퇴진과 국정공백 해소 방안 모색을 위한 국회 본회의·전원위원회 소집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與 비주류 “친박 청산”… 탄핵 세몰이 “40여명 찬성”
입력 2016-11-24 18:36 수정 2016-11-24 2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