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로스쿨, 역시 ‘돈스쿨’ 10명 중 6명 ‘금수저’

입력 2016-11-24 18:04 수정 2016-11-24 21:32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 10명 중 6명가량은 학비를 걱정할 필요 없는 부유층 자녀로 분석됐다. 서울 소재 로스쿨들은 10명 중 7명, 지방 로스쿨은 절반 수준이다. 사법시험 폐지로 유일한 법조인 양성 코스가 되는 로스쿨이 ‘귀족학교’로 운영되는 걸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24일 ‘2016년 2학기 경제적 환경을 고려한 장학금 지원 현황’을 발표했다. 로스쿨 재학생 6080명에 대한 소득 수준 정보가 담겨 있는 자료다. 2009년 로스쿨 개교 이래 로스쿨 재학생의 소득 수준이 정부 통계를 통해 드러난 건 처음이다. 국민일보는 이 자료를 토대로 전국 25개 로스쿨 재학생의 소득 수준을 들여다봤다.

로스쿨 재학생 6080명 중 9분위 이상은 1880명(30.9%)으로 집계됐다. 9분위는 월 소득 1043만∼1359만원 수준인 소득 상위 20% 안에 드는 계층이다. 9분위 이상 비율 1위는 한양대로 재학생 299명 중 170명으로 56.9%였다. 한국외국어대(51.9%) 중앙대(41.0%)가 뒤를 이었다.

그렇다고 한양대 로스쿨을 ‘최고 부자’들이 다니는 곳으로 단정하긴 어렵다. 소득 공개를 거부하고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인원도 많기 때문이다. 로스쿨은 소득 수준에 따라 장학금을 차등 지급한다. 장학금을 받으려면 소득을 공개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인원이 1859명(30.6%)이었다. 서울의 사립대 로스쿨 1년 등록금은 2000만원 내외로 서민에겐 매우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장학금 미신청자가 가장 많은 곳은 건국대로 재학생 121명 중 69명(57.0%)이다. 이화여대 51.9%(295명 중 153명), 서울대 50.3%(465명 중 234명) 순이다.

따라서 9분위 이상 인원과 장학금 미신청자를 합치면 3739명(61.5%)을 2000만원가량의 등록금 납부가 부담스럽지 않은 학생으로 추론할 수 있다. 그 비율은 건국대(77.7%) 이화여대(75.9%) 고려대(75.2%) 순이었다. 1∼10위가 모두 서울 소재 로스쿨이었다. 서울 소재 12개 로스쿨 평균은 68.6%, 지방 13개 로스쿨은 54.3%로 적지 않은 격차를 나타냈다.

이도경 김동우 기자 yido@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