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무섭게 번지는 AI 충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입력 2016-11-24 19:02
조류인플루엔자(AI)가 무섭게 번지고 있다. 충북 음성과 전남 해남에서 처음 발생한 AI는 경기도 포천, 충남 아산에 이어 충북 최대 오리 산지인 진천까지 확산됐다. 8일 만에 확진 농가가 9곳으로 늘었다. 호남, 충청, 경기 등 서부벨트를 넘어 영남권까지 상륙할 태세다. 살처분된 닭과 오리는 1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급기야 보건 당국이 24일 위기 경보를 ‘경계’로 격상시켰다.

AI가 서해안을 따라 확산되는 것은 전남 영암호, 충남 천수만, 충북 미호천 등에 철새 도래지가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전체의 90%에 달하는 오리 농가가 충청도, 전라도에 집중 분포돼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문제는 확산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데 있다. 가창오리떼는 매년 11월부터 도래하기 시작해 12월이면 최대 개체수를 이룬다. 영암호의 경우 현재 6만 마리에 불과하지만 다음 달이면 50만 마리로 늘어날 전망이다. 철새의 이동에 따라 광범위하게 퍼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분변 검사 등 예찰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 이유다.

더욱이 이번 H5N6형 AI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고병원성이다. 국내에서 나타난 H5N1형보다 인체 감염 위험은 낮지만 중국에서는 2014년 이후 15명이 감염돼 6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방역 당국은 결코 긴장을 늦춰선 안 되겠다.

AI는 겨울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됐다. 2003년 첫 발병 이후 2006, 2008, 2010년 등 한 해 걸러 발생하더니 2014년 이후로는 연례 행사처럼 매년 발생하고 있다. AI는 주로 철새 이동 경로에 따라 광범위하게 퍼져 예방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일시 이동중지 명령 등 지금껏 쌓아온 AI 대응 노하우를 총동원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선제적 방역은 필수적이다.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국민의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