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가드’ 김지영(18·부천 KEB하나은행)이 침체된 여자프로농구(WKBL)에 활력을 불어넣을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인성여고를 졸업한 김지영은 지난해 WKBL 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로 KEB에 입단했다. 처음엔 1군 출전기회가 많지 않았다. 김이슬 신지현 등 주전 가드들의 그림자에 가려 주목받지 못했던 탓이다.
김지영은 가드 줄부상으로 위기를 맞은 올 시즌 KEB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려가던 김지영은 지난 14일 구리 KDB생명과의 경기부터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3점슛 3개를 포함해 자신의 프로 통산 최다인 16점을 쓸어 담았다.
특히 여자농구에서 보기 드문 고급 기술을 뽐냈고, 관중들의 눈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171㎝로 신장은 작지만 드리블에 이은 과감한 드라이브인 공격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남자선수들도 하기 어렵다는 유로 스텝과 더블클러치 슛으로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18일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도 스핀무브 기술도 선보였다. 1라운드 기량발전상(MIP)도 김지영의 차지였다.
김지영은 23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8득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24-28로 뒤진 2쿼터 연속 4점을 올리는 등 동점을 만들어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KEB는 삼성생명에 69대 65로 승리해 2연승을 달렸다.
김지영은 번개 같은 몸놀림과 저돌적인 돌파를 갖춘 남자농구 가드 김선형(서울 SK)이 롤모델이라고 말한다. 김지영은 “평소 김선형 선수의 영상을 SNS를 통해 많이 챙겨봤다. 속공 능력이나 기술적인 측면에서 배울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KEB 이환우 감독 대행은 “운동 능력이 좋고 고등학교 때부터 공격적인 부분을 많이 익혔다”며 “슈팅가드로 출전해 상대수비를 잘 흔들어주고 돌파도 보여줬다”고 김지영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WKBL에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신정자 하은주 변연하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실력파 선수들이 모두 코트를 떠났다. 김지영은 이들의 허전함을 메울 차세대 주자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2년차 가드’ 김지영, 女농구 샛별로 반짝
입력 2016-11-24 00:32 수정 2016-11-24 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