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26)가 2012년 말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였을 때 가진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이후부터 정부에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구동회 대표는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6 스포츠 영웅 명예의 전당 헌액식’ 기자회견에서 “왜 미운털이 박혔을까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정부 관련 행사, 정치적인 행사 등에 참석을 못한 것이 원인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특히 “많이 거슬러올라가는데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대선 후보 당시 (대선 캠프 등으로부터) 초청이 왔던 때부터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연아가 불참한 행사는 2012년 10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체육인복지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인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 대통령이 여당 대선 후보 자격으로 참석한 이 토론회에는 손연재 양학선 장미란 신아람 등 스포츠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하지만 당시 최고 스타인 김연아와 박태환은 불참했다. 공교롭게도 이 둘은 최근 ‘최순실 게이트’의 피해자로 부각되고 있다. 구 대표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도 김연아의 행사가 무척 많았다”며 “또 스포츠 선수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본인에게 맞지 않는 행사나 다른 일정이 있을 땐 거절할 수 있는 권리는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모 방송사 보도에 따르면 김연아는 2014년 박 대통령이 참석한 늘품체조 시연회에 불참한 뒤 지난해 스포츠 영웅 선정 대상에서 탈락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늘품체조는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씨 측근인 차은택씨가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조카 장시호씨는 측근에게 “김연아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찍혔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한편 김연아는 이날 역대 최연소로 대한체육회가 선정한 ‘스포츠 영웅’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헌액식에는 조윤선 문체부 장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시·도 및 회원종목 단체, 국가대표, 체육 원로, 유관단체 임직원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김연아는 각종 의혹에 대해 “제가 직접 그런 것(불이익)을 느낀 부분이 없었다”며 “보도가 나오기 전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이야기들이 자꾸만 커지는 것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소속사 대표 “김연아, 2012년부터 미운털 박혔다”
입력 2016-11-23 18:08 수정 2016-11-24 0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