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무(49)씨는 2002년 대구에서 시민단체인 인권실천시민행동을 창립해 인권 및 교회개혁 운동을 했다. 보수 교단에 속한 교회에 출석하던 그는 자신의 활동을 교인들에게 소개하는 게 조심스러웠다. 시민운동을 부정적으로 보는 교인들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5명의 자녀를 둔 가장으로서 시민운동을 지속하는 것도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2009년 경기도 수원성교회(안광수 목사)가 김씨를 사회선교사로 파송하며 매달 일정액을 지원한 뒤부터는 힘 있게 자신의 역량을 펼치고 있다. 김씨는 ‘성서대구’ ‘대구기독교윤리실천운동’ 등 7개 NGO를 만들며 사회운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김씨는 “수원성교회가 든든한 둥지가 돼 줘 큰 격려를 받고 있다”며 “한국교회가 가난하고 소외된 자를 근본적으로 돕는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성교회는 2009 년부터 성경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일하는 활동가를 사회선교사로 파송해 지원하고 있다. 해외에 선교사를 보내는 것만큼이나 국내에서 사회운동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실현해가는 것도 복음 실천을 위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김씨를 비롯해 빚 탕감운동 활동가, 다큐멘터리 제작자, 에큐메니컬 운동가 등 7명이 사회선교사로 파송 받았다. 대부분 다른 교회 성도들로 매달 40만∼60만원씩 지원받는다.
이 제도를 도입한 데에는 교회 사회환경선교부에서 활동한 평신도들의 역할이 컸다. 사회환경선교부 회원인 남기업(토지자유연구소장) 집사는 “복음의 정신으로 일선에서 일하는 이들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런 활동가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방치된 경우가 많았다”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이 제도를 교회에 제안했다”고 말했다.
사회환경선교부는 지난해 1월부터 매주 교회 인근 지하철역 앞에서 세월호 관련 피켓 시위를 하고 세월호 유가족 초청 간담회를 여는 등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에 동참하고 있다. 기독교 및 시사를 주제로 한 기독교세계관 학교와 아카데미, 독서토론회 등도 진행한다.
경기도 군포시 산울교회(이승한 목사)는 여성단체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권명애(66) 권사를 2009년 사회선교사로 파송, 권 권사가 군포여성민우회와 협력해 한부모 가정의 회복을 위한 일을 하도록 지원했다.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매달 50만원씩 지원받은 권 권사는 군포여성민우회에서 활동하며 한부모 가정을 위한 그룹홈 지원, 상담과 취업교육, 자녀교육 등 다양한 일을 했다. 교회와 성도들은 군포여성민우회를 적극 후원했다. 권 권사 등 여러 성도들이 군포여성민우회 대표가 되는 등 여성지도자로서 지역사회에 건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군포여성민우회 한부모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권 권사는 “교회가 전문적으로 하기 힘든 일을 지역 사회단체와 연합해 진행하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산울교회에서 2014년 분립돼 개척한 수원 광교산울교회(이문식 목사)도 지역 사회운동을 추진 중이다. 이문식 목사는 “교회가 지역주민들의 필요를 찾아 사회적 연대를 이룬다면 지역과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며 “광교산울교회도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한 협동조합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수원=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선교사는 모두 해외로? 국내파 ‘사회선교사’도 있어요!
입력 2016-11-23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