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계에 핀테크 경쟁이 불붙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예금, 대출, 송금 등 금융서비스에 모바일 기술을 더한 개념이다. 정부도 여러 차례에 걸쳐 핀테크 육성 방안을 발표해 왔다. 은행과 카드사 등이 앞다퉈 핀테크 서비스 개발에 나선 것은 조만간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과 무관치 않다. 인터넷은행이 금융권에 활력을 불어넣는 ‘메기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지난 21일부터 ‘텍스트 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KEB하나은행 대표번호로 계좌 별칭과 송금액을 적은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즉시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월 1Q 뱅크를 통해 공인인증서 없이 계좌이체가 가능한 ‘지문인증 서비스’도 시작했다. KB국민은행은 17개 은행과 우체국, 14개 카드사, 16개 증권사 등 78개 금융사의 자산현황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KB 마이머니’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KB국민은행의 앱 ‘리브(Liiv)’는 영업점 방문 없는 입출금통장 개설과 회원가입 없는 환전·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대카드는 FIDO 기반 시스템 ‘터치엔 원패스’를 국내 업계에서 처음으로 앱에 적용했다. FIDO는 공인인증서나 패스워드 없이 지문·홍채인식으로 인증하는 국제 생체인증 표준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16일 블록체인 기반 지문인증 서비스를 앱에 도입했다. 블록체인은 고객의 거래정보를 네트워크의 여러 컴퓨터에 분산 저장하는 기술이다. 해킹이 사실상 불가능한 보안시스템이다.
하지만 금융사들이 경쟁적으로 내놓는 핀테크 브랜드와 서비스가 소비자에게는 ‘공해’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은행마다 적게는 2개에서 많게는 6∼7개까지 되는 앱을 설치해야해 피로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설치해야 하는 앱이 많고, 모바일 서비스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서비스를 누리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를 해소하는 것이 핀테크의 숙제”라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인터넷은행 연말 출범… 금융계 핀테크 경쟁
입력 2016-11-23 18:46 수정 2016-11-23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