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골 터졌다, 골키퍼는 속 터졌다… 도르트문트-바르샤바, 난타전 펼쳐

입력 2016-11-24 00:00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미드필더 오스만 뎀벨레(가운데)가 23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레기야 바르샤바와의 2016-2017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F조 5차전에서 전반 29분 팀의 4번째 골을 터뜨리고 있다. AP뉴시스

무려 12골이 터졌다. 그것도 세계 최고의 프로축구 클럽 대항전인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 말이다.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가 8골을, 레기야 바르샤바(폴란드)가 4골을 넣어 UEFA 챔피언스리그 역사에 남을 기록을 만들었다.

도르트문트는 23일(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바르샤바와의 2016-2017 UCL 조별리그 F조 5차전에서 화끈한 난타전 끝에 8대 4로 이겼다.

특히, 전반 10분부터 32분까지 22분 동안 양팀 합쳐 7골이 쏟아져 팬들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이날 터진 12골은 UCL 한 경기 최다 골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3년 AS 모나코(프랑스)와 데포르티보(스페인)의 경기에서 나온 11골이다. 당시 모나코는 8대 3으로 이겼다.

바르샤바는 전반 10분 알렉산다르 브리조비치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도르트문트의 가가와 신지는 전반 17분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때부터 도르트문트의 골 잔치가 시작됐다. 도르트문트는 가가와(전반 18분), 누리 사힌(전반 20분)의 골로 3-1 역전에 성공했다.

바르샤바는 전반 24분 브리조비치의 골로 추격에 나섰다. 그러자 도르트문트는 오스만 뎀벨레(전반 29분), 마르고 로이스(전반 32분·후반 7분)의 소나기 골을 퍼부었다. 양 팀은 후반 12분부터 2골씩 주고받으며 혈전을 끝냈다.

해트트릭을 작성한 로이스는 경기 후 “이번 대회에 정상적으로 출전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렸다. 우리는 모두 볼에 사인을 해 소중하게 보관할 것이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부상 때문에 2014 브라질월드컵과 유로 2016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도르트문트는 4승1무(승점 13)로 우승 후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승점 11)를 제치고 조 1위에 올라 있다. 양 팀은 12월 8일 최종전에서 조 선두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벌인다. 도르트문트는 분데스리가에선 6승3무2패(승점 21)로 순항하고 있다.

도르트문트는 1996-1997 시즌 ‘빅 이어(UCL 우승컵)’를 들어 올린 명문 구단이다. 하지만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끌던 2014-2015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7위에 그쳐 지난 시즌 UCL에서 자취를 감췄다. 토마스 투헬 감독을 영입한 도르트문트는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2위에 올라 이번 시즌 UCL에 복귀했다.

아우크스부르크와 마인츠에서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아 2015년 4월 도르트문트에 입성한 투헬 감독은 팀 컬러를 바꿔 놓았다. 클롭 시절 도르트문트는 게겐프레싱(강도 높은 압박축구)를 구사했다. 투헬 감독은 빠른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면서 매우 공격적인 축구를 추구한다. 또 맞춤형 전술을 활용하는 데 능하다. 바이에른 뮌헨 같은 강팀을 만나면 선수비-후역습 전술을 쓰기도 한다.

도르트문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핵심 선수들을 놓쳤다. 수비의 핵심 훔멜스는 뮌헨으로 떠났고, 공격 자원 헨리흐 므히타랸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일카이 귄도안도 맨체스터 시티로 옮겼다. 도르트문트는 마리오 괴체와 안드레 쉬를레를 영입해 기존의 가가와, 로이스 등과 함께 막강한 2선 라인을 구축했다.

레스터시티(잉글랜드)는 영국 레스터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G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브뤼헤(벨기에)를 2대 1로 꺾었다. 4승1무(승점 13점)를 기록한 레스터시티는 조별 최종전 결과와 상관없이 조 1위를 확정했다.

레스터시티의 UCL 16강 진출은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레스터시티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우승해 UCL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하지만 이번 시즌 EPL에선 14위에 머물러 있다. 이번 시즌 레스터시티의 동화는 UCL에서 진행되고 있다.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는 모나코의 루이 2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AS모나코(프랑스)와의 E조 조별리그 5차전에서 1대 2로 패했다. 1승1무3패(승점 4)가 된 토트넘은 조 3위로 내려가며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해 후반 20분까지 65분을 뛰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