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어를 통해 이해하는아랍 기독인들과 이슬람

입력 2016-11-23 21:17

아랍은 서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아랍어를 사용하는 문화권을 통칭한다. 인구는 3억명에 이른다. 종교적으로는 이슬람 영향권이다. 최근 아랍어가 주목받고 있는데, 역설적이게도 ‘이슬람국가(IS)’ 탓이다.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는 언어 차원을 넘어 공포 그 자체가 됐다.

고전 아랍어와 현대 아랍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저자에 따르면 아랍어는 상황과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가축을 도살할 때와 시위 중 외칠 때, 그리고 IS가 테러할 때의 ‘알라후 아크바르’는 뜻이 모두 다르다.

아랍어는 문맥과 용법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다의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이슬람 경전 꾸란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야 구절의 의미를 정확히 풀어낼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아랍어라도 아랍 기독교인과 아랍 무슬림이 사용하는 언어는 다르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아랍 기독교인은 인간이 몸, 혼, 영으로 돼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아랍 무슬림들은 혼, 영, 이성으로 돼 있다고 신봉한다.

아랍 기독교인에게 구약성경 읽기가 고역이라는 사실도 한국 독자들에겐 생소하다. 이스라엘 역사 이야기는 시온주의와 결부돼 있어 아랍인들에게 민감한 주제다. 아랍 기독교인들은 오늘의 이스라엘이 구약의 약속 성취로 해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와 관련된 구약의 구절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랍 무슬림들이 다른 언어로 꾸란 번역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특이하다. 꾸란의 단어는 알라가 내려주었다고 믿기에 다른 언어로 함부로 교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어 꾸란은 무슬림들이 인정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저자는 한국교회의 이슬람 전문가들이 ‘원전’부터 철저히 연구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책은 아랍어의 의미와 해석, 꾸란의 의미, 아랍어 성경의 해석 문제를 심도있게 해설한다. 최근 논쟁적 주제였던 이슬람의 알라와 기독교 하나님의 동일성 문제도 다루고 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