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 대도시 빈발… 간암은 울릉군 최다

입력 2016-11-22 18:10 수정 2016-11-22 21:34

우리나라 지역별 발생 격차가 가장 큰 암은 남녀 모두 갑상샘암으로 최대 15배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방암과 전립선암 발생률은 건강검진이 활성화된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등에서 높았다. 담낭(쓸개)·담도암은 부산 강서구 등 낙동강 인근 지역이 높게 나타났다. 민물고기 생식으로 인한 간흡충 감염이 많은 탓으로 추정된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는 22일 시·군·구별 암 발생 통계 및 발생 지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총 24개의 암종을 대상으로 1999년 국가 암 등록 통계가 시작된 이후 5년 단위, 3개 구간(1999∼2003년, 2004∼2008년, 2009∼2013년)으로 나눠 산출했다.

시·군·구별 암 발생률(10만명당 암 진단자 수)은 암 종류에 따라 적게는 2.2배(위암·폐암), 많게는 14.5배(갑상샘암)까지 차이 났다. 갑상샘암은 전남 지역 대부분과 서울·대전·대구 등 대도시에서 발생률이 높았다. 특히 전남 여수는 1999∼2003년, 2004∼2008년 남녀 모두 전국 1위를 차지했다. 2009∼2013년엔 남성의 경우 서울 강남구와 경기도 분당, 여성은 전남 광양시와 대구 수성구가 각각 발생률 1, 2위에 올랐다. 이들 지역에서 초음파를 이용한 갑상샘암 검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돼 과잉 진단이 높은 암 발생률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 유방암은 1999∼2003년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2004∼2008년 경기도 분당과 경기 하남시, 2009∼2013년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가 각각 발생률 1, 2위였다. 이곳에 사는 여성의 초경 연령이 빠르고, 출산 연령이 늦는 점 등이 유방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남성 전립선암의 경우도 서울 강남·서초구와 경기 분당이 최근 15년간 발생률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른 높은 전립선암 검진율 때문으로 보인다.

담낭·담도암은 남성의 경우 1999∼2003년 부산 강서구, 2004∼2008년, 2009∼2013년 경남 함안군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여성도 부산 강서구가 지속적으로 발생률 1∼2위권을 맴돌았다. 낙동강 인근인 이들 지역의 높은 간흡충증 유병률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간암은 남성의 경우 특이하게도 경북 울릉군이 15년간 최다 발생 빈도를 보였다. 또 남녀 모두 경남과 전남 남부 지역을 따라 발생률이 높았다. 이들 지역에서 간암의 주요 원인인 B형·C형간염 유병률이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립암센터 이강현 원장은 “울릉군의 고위험 음주율이 매우 높은 수준인 것과도 관련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