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널뛰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회의 일정과 ‘트럼프 리스크’가 겹치면서 방향성을 잃어버린 채 변동성만 높아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3.9% 치솟아 배럴당 47.49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3주 사이 최고가다.
유가가 급작스레 오른 건 산유국들이 생산량 감산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30일 열릴 OPEC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원유 생산량 감산 결의를 시도할 전망이다. 여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감산 지지’ 발언을 한 것도 유가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유가가 심하게 들썩일 뿐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다고 평가한다. OPEC 회의에서 제대로 된 감산 결의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박영훈 한화증권 연구원은 22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사상 최대량을 생산하고 있고, 이란과 이라크는 재건자금 마련이라는 명분 때문에 감산에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가는 방향성 없이 변동성만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에너지정책 방향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유가 널뛰기’를 부추긴다. 트럼프는 미국이 가진 자원을 활용해 대외 석유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에너지 자립책을 내놓았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과 신재생에너지 보조금 축소를 함께 제시했다.
하나는 원유 공급을 대폭 늘리고, 다른 하나는 수요를 크게 확대하는 정책이다. 이런 정책들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조효석 기자
국제유가 급등… 최근 3주 새 최고가 기록
입력 2016-11-23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