梨大, 정유라에 조직적 특혜… ‘뒷배’는 누구?

입력 2016-11-22 18:11 수정 2016-11-22 21:35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22일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 부정입학 의혹 수사를 위해 이화여대 총장실 등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품을 들고 대학 본관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22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전격 착수한 이화여대 입시비리 수사의 초점은 학교가 조직적으로 정유라(20)씨에게 특혜를 준 이유를 규명하는 일이다. 시민사회와 정치권에서는 그 배경에 정씨의 어머니 최순실(60·구속 기소)씨와 그의 공범인 박근혜 대통령 측을 지목하고 있다.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역할이 교수사회에서 거론되고,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 측과 이대가 연결된다는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정씨에게 입학·학사관리 과정 전반의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이대가 어떤 혜택을 챙겼는지는 교육부 감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다. 이대가 올 들어 미국과 중국에 글로벌캠퍼스를 추진했고,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 9개 가운데 8개에 선정됐다는 점이 언급되긴 했다. 하지만 단지 이러한 이권 때문에 교육기관의 책임을 포기하고 입시부정을 자행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이대 안팎의 평가다. 이대의 한 교수는 “뒷돈 때문에 교수의 모든 삶을 포기했다고는 생각되지 않고, 더 심층적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최씨 모녀에 의한 입학부정비리’로 선을 그었지만 이대 구성원들은 오히려 검찰 수사로 명확한 배경이 나타나길 기대하는 상황이다. 검찰 역시 교수들이 집단으로 부정을 저지르거나 묵인했고, 학칙 개정에 대리시험까지 자행된 데에는 학교 외부의 압력이 있었을 것이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로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고, 독일 체류 중인 정씨의 소환 가능성도 내비쳤다.

법조계에서는 이대 수사가 결국 청와대를 거쳐 박 대통령까지 다시 연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유라 맞춤형 학칙 개정’에 힘썼다는 의혹을 받는 김 전 수석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청와대가 최씨의 부탁으로 이대 측에 정씨 특혜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올해 봄에 최순실씨가 김 수석에게 ‘이대 다니는 딸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했고, 청와대 김관복 교육비서관이 최경희 총장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들여다보는 사안 중에는 최씨, 우 전 수석의 장모인 김장자(76) 삼남개발 회장, 이대로 이어지는 커넥션도 있다. 최씨와 김 회장은 우 전 수석의 청와대 민정비서관 내정 직후 골프모임을 가졌는데, 이때 이대 관계자도 참석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특검을 앞두고 있어 검찰의 이대 수사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진술이 엇갈리는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하거나 필요시 대질하는 작업이 우선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교육부 감사에서 이대 입학처 직원들은 입학처장에게서 “최 전 총장이 ‘정유라를 뽑으라’고 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지만, 최 전 총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대 교수들 중 일부는 “우수한 학생을 뽑기 위해 특혜를 줬다”고 밝혔는데, 일부는 말이 엇갈렸다는 게 교육부 얘기다.

한편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는 이날 정씨 학사 비리와 관련해 서울시교육청의 졸업취소 처분 및 책임자 고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시 교육위원회는 정씨의 출신 학교인 청담고 교장을 비롯해 이 학교 전·현직 교사 11명을 출석시킨 가운데 행정감사를 실시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