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용병 모시기, 용쓰거나 죽쑤거나… 올 스토브리그 희비 쌍곡선

입력 2016-11-23 04:00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위쪽)가 지난달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2016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니퍼트는 두산의 재계약 방침에 따라 내년 시즌에도 KBO 마운드에 설 것으로 보인다. 아래쪽 사진은 NC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 테임즈는 미국 일본 등 해외리그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어 잔류가 어려울 전망이다. 뉴시스

프로야구에서 “용병 농사는 한 해를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는 성적과 직결된다. 실제 올 시즌 외국인 선수가 제 역할을 한 팀은 모두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외국인 선수 성적이 가장 좋았던 두산 베어스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구단들은 수준급 용병을 잡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두산·LG·SK는 함박 웃음

두산은 원투펀치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 타자 닉 에반스를 모두 잡기로 결정했다. 니퍼트와 보우덴은 무려 40승을 합작했다. 에반스는 결정적인 순간 큰 것 한방을 터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정확성도 겸비했다. 다만 니퍼트의 몸값이 부담이다. 지난해 연봉이 120만 달러였던 니퍼트의 연봉은 200만 달러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LG 트윈스도 지난해 뛴 선수 세 명을 모두 붙잡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후반기 대체선수로 온 데이비드 허프는 포스트시즌을 계기로 팀의 에이스가 됐다. 강속구 투수 헨리 소사도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육성형 용병 루이스 히메네스는 팀의 4번에 고정된 상태다. 지난해까지 LG에서 뛰었던 레다메스 리즈는 재입성이 불가능해졌다. LG는 “리즈의 복귀는 없다”고 못박았다.

SK 와이번스는 메릴 켈리와 일찌감치 재계약을 마쳤다. 또 대니 워스를 데려와 타선까지 보강했다.

KIA 타이거즈는 에이스 헥터 노에시의 잔류 가능성이 높다. 특히 토종 에이스 양현종과의 계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헥터의 잔류는 반드시 필요하다. KIA는 다만 투수 지크 스프루일에게는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효자 용병’ 브렛 필의 재계약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NC·한화·롯데·삼성은 흐림

NC 다이노스는 외국인 선수 세 명을 모두 놓칠 가능성이 있다. 강타자 에릭 테임즈의 잔류는 희박해졌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그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가운데 몸값까지 치솟고 있다. 투수 에릭 해커와 재크 스튜어트의 재계약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은 한화 이글스는 올해도 마찬가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화는 지난해 역대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인 200만 달러를 들인 에스밀 로저스가 부상으로 불과 몇 경기 뛰지도 못하고 퇴출됐다. 이 때문에 올해 한화는 외국인 선수에게 큰돈을 들이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그나마 잘해줬던 강타자 윌린 로사리오는 구단과의 몸값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아직 외국인 투수도 뽑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외국인 농사 흉작으로 9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류중일 감독까지 쫓겨났다. 그런데 올해도 용병 선발에 애를 먹고 있다. 삼성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방출된 야마이코 나바로를 영입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그러나 나바로가 일본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켰던 만큼 신중을 기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도 외국인 선수 3명을 모두 교체할지 고민 중이다. 일단 외국인 타자 저스틴 맥스웰은 교체하기로 했다.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프로야구 한 관계자는 “용병 선발은 그야말로 ‘로또’다. 새로온 선수가 정말로 좋은 선수인지 형편없는지는 직접 뛸 때까지 아무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