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CEO 내정 한성숙 부사장 “일상으로 첨단 기술 끌어들이겠다”

입력 2016-11-22 18:23
한성숙 네이버 대표 내정자가 22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7’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네이버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한성숙 서비스총괄부사장이 향후 지향점으로 ‘기술 플랫폼’을 제시했다. 검색 중심의 포털사이트로 국내 대표 인터넷 기업으로 성장한 네이버가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한 부사장은 22일 네이버 커넥트 행사에서 “로봇기술은 로봇청소기로, 인공신경망 기술은 자동번역 기능을 통해 대중화됐다”면서 “네이버가 추구하는 것은 첨단 기술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 플랫폼을 “기술이 주도하는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첨단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도구를 통해 파트너와 창작자가 수익을 내는 마당을 만든다는 것이다.

한 부사장은 올해 진행한 ‘프로젝트 꽃’을 통해 방향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창업자와 콘텐츠 창작자를 지원하기 위해 올해 4월 시작한 프로젝트 꽃은 1년도 되지 않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신규 창업자는 연말까지 1만1000명으로 예상된다. 1억원 이상 연매출을 기록한 창업자도 5500여명에 달한다. 네이버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 수는 4월 1만6000명에서 11월에는 2만4000명으로 증가했다. 한 부사장은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성공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우리에게도 좋다는 걸 올해 배웠다”면서 “이전에는 안과 밖을 구분했지만 앞으로는 벽을 허물고 다양한 파트너와 더 많은 관계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플랫폼으로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운영정책, 기준 등을 지금보다 투명하게 공개해 외부에 적극 알린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현재 개발 중인 기술을 내년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적용한다. 인공지능 기반의 추천 서비스를 네이버 메인 화면에 적용하고, 댓글이나 어학사전에는 파파고의 번역 기술이 들어간다.

한 부사장은 기술과 콘텐츠 강화를 위해 앞으로 5년간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도 공개했다. 소규모 창업자 성장에 500억원, 창작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 500억원을 투자한다.

한 부사장은 대표로 내정된 이후 이해진 의장으로부터 “일하는 자세는 지금처럼 변하지 말고 나머지는 다 변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들었다. 그는 “다 변했으면 좋겠다는 건 지금까지 네이버가 우리 서비스 중심 구조였는데 앞으로는 파트너와 함께 가는 구조가 됐으면 한다는 것으로 이해했다”면서 “외부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더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업무를 속도 있게 진행하기 위해 영역별로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는 조직 구조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