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현에서 또 한번 강진이 일어났다. 쓰나미(지진해일) 경보가 내려졌다.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의 공포는 없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의 신속한 대응이 혼란을 줄였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22일 오전 5시59분 후쿠시마현 연해에서 규모 7.4 강진이 발생했다. 진원은 지하 25㎞다. 최고 높이 3m의 쓰나미를 예측한 기상청은 후쿠시마·미야기현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이와테·지바현 등 인근 연안 지역에는 쓰나미 주의보를 내렸다.
일본 정부는 기민하고 단호하게 대응했다. 지진 발생 3분 만인 오전 6시2분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연락실을 설치하고 상황 파악과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오전 7시10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확한 피난 정보를 제공하고 피해 상황을 조기에 파악하는 등 재해 대책에 전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언론의 재난 대응도 빛났다. NHK는 즉시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긴급 재난방송을 송출했다. “동일본 대지진을 생각하라” “목숨을 지키기 위해 긴급 대피하라” “지금 바로 가장 높은 곳, 해안에서 떨어진 곳으로 달아나라” “주변 사람들에게 피난을 권고하라”고 거듭 전파했다. 다른 방송사도 마찬가지였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폭발 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도 큰 문제가 없었다. 지진 발생 당시 후쿠시마 제2원전 3호기에서 사용후핵연료 풀의 냉각용 펌프가 일시적으로 정지됐다. 도쿄전력은 “오전 7시59분쯤 펌프가 재가동되고 연료 냉각이 재개됐다”며 “후쿠시마 원전에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우려와 달리 초대형 쓰나미도 없었다. 오전 8시3분 미야기현 센다이항에서 관측된 높이 140㎝의 쓰나미를 제외하면 높이 40∼90㎝의 쓰나미가 전부였다.
이날 강진으로 주민 수천명이 고지대로 피신했다. 최소 260여개교가 임시 휴교했다. JR도후쿠 신칸센 등 철도운행이 일부 중단됐다. 센다이공항 등 인근 공항에서 항공기 30여편이 결항되는 등 운항 차질을 빚었다. 정확한 피해 규모 집계에 시간이 필요하지만 현재 경상자 5명 외에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쓰나미 경보·주의보는 이날 낮 12시50분 해제됐으나 일본 기상청은 “앞으로 일주일 안에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아베, 지진 71분 만에 남미서 긴급 기자회견
입력 2016-11-22 18:06 수정 2016-11-22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