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순실, 평창올림픽도 이권 개입 의혹

입력 2016-11-22 18:08 수정 2016-11-23 20:33

삼성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지원한 1000억원 후원금 중 약 10%가 모나미와의 용역계약에 투입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모나미는 삼성과 계약 체결 후 한 달 만에 삼성을 대신해 독일에 최순실(60)씨 딸 정유라(20)씨를 위한 승마장 구입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삼성이 평창올림픽 후원금을 매개로 모나미가 낀 삼각거래를 통해 정씨를 우회 지원한 것은 아닌지 수사 중이다.

검찰은 삼성이 지난해 10월 최씨 소유 독일 회사 비덱스포츠를 통해 35억원을 지원한 것 외에도 정씨를 위해 승마장을 구입했다는 의혹을 캐고 있다. 이 과정에 모나미가 등장한다. 모나미 송하경 대표는 협력사와 함께 지난 2월 독일 엠스데텐의 ‘루돌프 자일링거’ 승마장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석 달 후 승마장 인수가 확정됐고 인수금액은 230만 유로(약 28억원)로 알려졌다. 그런데 MOU 체결 직전인 1월 모나미는 삼성과 99억원 규모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포괄 렌털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자가 평창올림픽에 프린터와 복합기 등 IT 제품을 현물로 후원하고, 각종 용품 서비스는 모나미가 맡는 내용이다. 계약금 99억원은 삼성이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 낸 후원금 1000억원에 포함됐다. 삼성의 후원금 중 일부가 모나미를 거쳐 최씨 일가를 위해 사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지난 8일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대한승마협회장)과 송 대표의 사무실,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박 사장과 모나미 측 관계자도 소환해 용역계약과 승마장 매입 사이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추궁했다. 검찰 관계자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많다”고 밝혔다.

삼성은 “모나미와 이전부터 사무용품 관리 관련 계약을 맺어 왔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모나미도 검찰 수사에서 “승마장 인수는 최씨와 관계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 일가가 평창올림픽에 개입해 이권을 챙기려 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후원금을 낸 기업 전반으로 검찰이나 특검의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 이미 최씨가 외국 기업과 손잡고 올림픽 개·폐회식장 건설사업에 개입하려 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기업들이 평창올림픽에 낸 후원금은 7800억원에 달한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