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성토장 된 YS 서거 1주기 추모식 “나라·국민이 혼란·고통·도탄에 빠져”

입력 2016-11-22 18:17 수정 2016-11-22 21:12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식이 열린 22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추모식에는 여야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총집결했다. 앞줄 왼쪽부터 정세균 국회의장,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 윤성호 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식이 22일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엄수됐다. 정세균 국회의장,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 각계 원로 등 2000여명의 추모객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정국 혼란 상황을 개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정치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추모식 분위기는 무거웠다. 눈발이 휘몰아친 지난해 영결식에 비해 추위는 덜했지만 혼란스러운 정국 탓에 추모객들의 얼굴은 굳어있었다. 추모위원장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추모식 인사말에서 “국민은 실체를 드러낸 권력층의 무능과 부도덕에 분노하고 있다”고 입을 뗐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의 1주기가 위정자와 정치인들이 냉철히 자신을 성찰하는 계기가 되기를 염원한다”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도 유가족 인사말을 통해 “나라와 국민이 혼란과 고통, 도탄에 빠진 오늘의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며 “(이때) 추위 속에 떠나신 아버님을 향한 그리움이 더욱 사무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버님은 언제나 국민을 사랑하고 국민을 신뢰하고 국민을 두려워하셨다”며 “신생 대한민국, 지금보다 훨씬 어려웠던 그 격동의 세월을 정치가이자 지도자로서 오직 국민, 민주주의와 함께하셨다”고 회고했다.

추모식에는 정 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여야 지도부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등 여야 잠룡들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허원제 정무수석이 참석했고, 친박(친박근혜)계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서청원 의원은 불참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박 대통령, 이희호 권양숙 여사는 추모 화환을 보냈다.

참석자들은 헌화와 분향을 하기 위해 묘소로 이동하며 현 정국을 개탄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위대한 지도자들의 죽음으로 우리 역사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상도동계’(김 전 대통령 가신 그룹)인 김무성 전 대표는 야권이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경우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추미애 대표는 “국민 주권을 되찾자는 함성이 높을수록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온 김 전 대통령이 많이 생각난다”며 “오는 26일 전 국민이 대통령 퇴진의 뜻을 결집할 것”이라고 했다.

글=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