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간 7만300여명 뜨거운 기도

입력 2016-11-22 21:30
2016 다니엘기도회에 참여한 성도들이 21일 오후 서울 강동구 강동대로 오륜교회 예배당에서 찬양과 경배의 시간을 갖고 있다.

“만낭 반갑수다(안녕하세요). 21일간 기도회 오젠허난(오시느라) 폭삭 속아수다예(매우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21일간 한국교회와 함께하는 2016 다니엘기도회 마지막 날인 21일 밤 서울 강동구 강동대로 오륜교회(김은호 목사). 갑작스레 제주도 사투리가 터져 나오자 예배당은 한 순간 웃음바다가 됐다.

제주국제순복음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섬기고 있는 송성환 전도사가 구수한 제주도 방언으로 인사말을 했기 때문이다. 송 전도사는 제주도에선 귤 수확철인 11월이 가장 바쁜 달이라고 했다. 21일간 다니엘기도회에 제주지역 교회가 참여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100개가 넘는 교회가 영적 네트워크를 만들어 냈다며 감사해 했다.

이번 기도회에 참석한 이들의 간증은 뜨거웠다. 혈관육종 진단을 받은 한 장로는 16일째 되던 날 강력한 성령을 받고 치유의 역사를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강원도 삼척 동성교회 윤금희 사모의 간증도 성도들의 박수를 받았다. 2014년 고3이던 딸 하은이가 학교에서 공부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구급차를 타고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로 실려 갔다. ‘바이러스성 뇌염’ 진단을 받고 죽음의 문턱에서 사경을 헤맸지만 97일 만에 살아 돌아온 얘기를 풀어 놓았다. 하은이는 현재 대학 4학년으로 이번 기도회에 참여했다. 재수생 민경환(20)군의 기도제목은 원하는 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었다. 삶 속에서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싶어 수능시험이 끝난 뒤부터 매일 밤 기도를 드렸다고 했다.

가나목장 목자 신병길(69) 장로는 현재 혼란스러운 정국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 이 지경이 되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은 우리 기성세대들의 잘못도 크다”면서 “정치적으로 잘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지금은 기도밖에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두 손을 모았다.

기도회 내내 궂은일을 도맡아온 연합여선교회 강희자(55) 총회장은 “촛불집회에 참가하는 것도 좋지만 다니엘기도회를 통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릴레이 기도를 드린 것도 매우 뜻깊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올해 19회 기도회에는 인도 갈보리템플 사티쉬 쿠마르 목사와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케네스 배 선교사, 배우 최선자 권사, 이만수 전 야구감독 등 19명의 강사들이 감동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홀리임팩트, 더원, 팀죠수아 등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15개의 찬양팀이 분위기를 고조시켰으며 가수 박지민, 소리엘, 엄태리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함께했다.

오륜교회에 따르면 현장 참여 인원만 7만300여명을 기록했고 전국 3217개 교회에서 5337대의 TV 모니터로 동시 시청을 했으며 인터넷 생방송 예배중계에는 전 세계 49개국에서 총 34만9492대의 PC가 접속했다.

다니엘기도회를 총괄한 주성하 목사는 “교단과 교파, 지역과 시간을 초월해 한국교회가 함께한 경이로운 21일간의 연합기도회는 총 234개 기초자치 단체 중 229개 지역에 있는 교회들이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의 섬김으로 307대의 55인치 모니터, 10개의 LED 교회 간판을 지원했으며 사랑의 연탄배달, 신앙서적을 기증하는 ‘북플로잉’ 등을 통해 사랑 나눔을 실천했다”고 덧붙였다.

19년 째 기도회를 이끌고 있는 김은호 목사는 “내년에는 1만여 교회가 영적인 회복을 꿈꾸며 함께 기도하는 연합기도회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