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이어 북부도… 미얀마 내란 격화

입력 2016-11-22 18:06
미얀마 북부 라카인주 마웅도 마을이 폭격을 받아 파괴된 모습이다. 지난 10일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가 촬영한 사진. AP뉴시스

미얀마 북부의 내전 격화에 따라 대규모 난민이 중국으로 몰려들면서 중국이 긴장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정부군과 반군의 자제를 호소하고 있지만 중국계 반군의 중국 내 모금 활동을 묵인하면서 뒤에서 반군을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22일 미얀마 북동부에서 발생한 내전으로 접경지인 윈난성 완딩 등 중국 국경 마을로 미얀마 난민 3000여명이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주재 중국대사관은 난민을 위한 임시 보호시설을 조성하고 부상자는 중국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분쟁의 모든 당사자는 군사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평화 상태로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미얀마는 1948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정권을 잡은 버마족과 소수민족 반군 사이에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얀마 최고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 겸 외무장관은 지난달 초 17개 소수민족 반군단체와 정당대표가 참석한 평화회의를 여는 등 70년 가까이 계속된 민족 간 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자치권을 요구하면서 평화적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은 상태다.

미얀마 서부 지역에서는 미얀마 정부군이 지난달 9일 국경 인근 경찰 초소가 괴한들에게 습격당하자 무장세력 잔당 토벌을 빌미로 로힝야족 거주지역을 봉쇄하고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 북동부에서는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MNDAA)과 카친독립군(KIA) 등 무장 반군들이 연합해 정부군에 공격을 시작하면서 내전에 접어들었다.

특히 MNDAA는 상주인구 80%가 중국 한족(漢族)인 코캉 지역을 근거지로 하는 중국계 반군이다. 이들은 중국 블로그와 웨이보에 ‘정의코캉(正義果敢)’이라는 계정을 개설해 놓고 전쟁 자금을 모금하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당국이 사실상 눈감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이후 12만5000위안(약 2100만원)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