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보건의료 교류 시작하자”

입력 2016-11-22 21:31
㈔남북의료교육재단이 21일 서울 서초구 슬로우시티에서 개최한 ‘건강한 통일을 위한 몸·맘·영. 토크콘서트’에서 고려대 의대 김영훈 교수(왼쪽 끝)가 발언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이사장 문용자)은 21일 서울 서초구 슬로우시티에서 ‘건강한 통일을 위한 몸·맘·영. 토크콘서트’를 열고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콘서트에선 재단 이사인 고려대 의대 김영훈 김신곤 교수, LPJ 마음건강원장 이윤주 박사와 손경구 오이교회 목사가 패널로 나섰다.

김영훈 교수는 “민간차원의 대북지원 모델 중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며 “시국이 어지러워 남북평화 문제를 등한시 하기 쉬운데 이런 때일수록 민족의 염원인 평화통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이 가난과 기근, 질병으로 당하는 고통을 제대로 해결해주지 못하면 통일 후 우리 남한사람들도 그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며 “후손들에게 건강한 삶을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남북교류를 통해 북한주민들을 도와야 하고, 보건의료처럼 비정치인 영역에서부터 협력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신곤 교수는 “세상을 바꾼 인도의 간디, 미국의 마틴 루터 킹 목사 등이 주도했던 운동들은 화해와 평화를 기반으로 이뤄졌다”며 “지구 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한과 북한의 통일 역시 화해와 평화를 기반으로 이뤄져야 한다. 남북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물꼬를 다시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해 등으로 고난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아무 도움도 주지 않는다면 그들이 추후에 복음을 접했을 때 기독교의 본질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 박사는 “현재진행형인 정전상황, 이산가족의 아픔, 공동체의 파괴, 극단적 이념 갈등 등으로 인해 한민족은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며 “평화통일을 이루는 것이 한반도에 아로새겨진 상처의 치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목사는 “요한복음 9장에서 예수님은 소경의 눈먼 것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함이라 하셨고, 결국 그 눈을 뜨게 하시며 불행에서 희망을 찾게 했다”며 “천문학적 통일비용과 북한 체제에 대한 이질감 등으로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만연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하면 통일을 희망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탈북민들의 인도에 따라 남한 작곡가 황병기씨와 북한 작곡가 성동춘씨가 공동으로 만든 ‘통일의 길’을 부르며 남북의 화합을 염원했다.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은 통일부로부터 인가받은 비영리단체로 2015년 창립했으며 탈북민 출신 의료인 지원, 통일보건의료포럼 개최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