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8년 만의 채권 시장 개입 ‘약효’

입력 2016-11-21 18:19 수정 2016-11-21 21:16

한국은행이 1조2700억원의 국고채를 매입하며 미국 대선 이후 가팔랐던 금리 상승세에 제동을 걸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2bp(100bp=1% 포인트) 오른 1.870%에 거래됐다.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 대비 1.1bp 떨어진 1.725%에, 10년물은 1.2bp 떨어진 2.120%에 장을 마감했다. 국고채 3년물은 7거래일째, 10년물은 4거래일째 이어지던 상승세가 꺾였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국고채 1·20·30년물의 상승세는 계속됐다.

한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10분간 국고채 단순매입 경쟁입찰을 실시한 결과 지표물인 국고채 3년물(16-2호) 5000억원, 국고채 5년물(16-4호) 3000억원, 국고채 10년물(16-3호) 1700억원 등 9700억원이 낙찰됐다고 밝혔다. 비지표물인 국고채 5년물(15-1호), 국고채 10년물(14-5호), 국고채 20년물(13-8호)은 각각 1000억원, 1500억원, 500억원에 낙찰됐다.

한은은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전망 등으로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지난 18일 국고채 단순매입을 발표했다. 한은이 시장 안정화를 목적으로 단순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8년 만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날 장중 금리변화를 봤을 때 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다”며 “추가 매입 여부는 시장 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동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날 매입을 통해 금리의 상승흐름을 주춤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며 “예상보다 적은 규모이긴 하지만 한은이 추가로 국고채를 매입할 수 있을 가능성 등을 통해 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시장 금리와 그에 따른 금리의 영향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늘로 평가를 내리기보다는 내일까지 흐름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