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설문조사] “국민에 부끄럽지 않나… 대통령은 응답하라”

입력 2016-11-21 18:05 수정 2016-11-21 21:32
21일 서울 도심의 빌딩숲 너머로 보이는 청와대 본관과 관저(점선 안) 모습. 박근혜 대통령과 독대하고 최순실씨의 재단에 거액을 출연했던 롯데 SK그룹, 정유라씨에게 대출해준 KEB하나은행 등이 보인다. 국민들은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당시 7시간 동안 관저에서 무엇을 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윤성호 기자
국민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듣고 싶어 하는 해명 중 가장 큰 것은 단연 ‘세월호 7시간’ 의혹에 대한 것이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동안 대체 무엇을 했는가”(9.9%)의 의견 외에도 “세월호 진실을 밝혀 달라”(0.9%),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어디에 있었는가”(0.5%), “세월호 참사 당일 무엇을 했는가”(0.5%), “‘세월호 7시간’이 최순실(60·구속 기소)씨와 관련 있는가”(0.4%) 등의 질문이 많았다.

이처럼 국민적 관심사가 돼 버린 ‘세월호 7시간’ 의혹은 여야 합의로 곧 출범할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도 거론되는 부분이다. 특검 합의 당시 명시적인 수사 대상으로 규정되지는 않았지만 협상 과정에서는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수사가 가능하다는 전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권에서는 “제기되는 의혹들을 대부분 수사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사실상 ‘최순실 게이트’가 아닌 ‘박근혜 게이트’가 된 상황에서 국민은 박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태를 얼마나 부끄러워하는지 알고 싶어 했다. ‘하야’를 언급한 응답들을 제외하고도 “국민에게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가”(0.8%), “최순실씨를 옆에 두고 모든 부와 명예를 갖게 하고 싶었는가”(0.7%), “촛불집회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가”(0.5%) 등의 질문이 많았다. “왜 대통령이 됐는지, 최순실이 아닌 박 대통령의 대답을 듣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는 이미 최씨와 안종범(57·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7·구속 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에 대한 검찰 수사 결과에서 어느 정도 밝혀진 부분이기도 하다. 검찰에 따르면 대기업들에 대한 재단 출연금 강제 모금, 일감 몰아주기 등의 과정은 최씨의 기획과 박 대통령의 지시, 그리고 안 전 수석의 실행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 수사 결과에 대해 청와대는 “검찰은 환상의 집을 지었다” “사상누각”이라고 불신을 천명한 상태다.

국민은 검찰·특검을 상대로 비선실세들의 국정농단이 과연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정확히 밝혀 달라는 입장이었다. 다수 국민은 “최순실씨가 국정에 어디까지 개입했는가”(1.7%)를 궁금해한 데 이어 “최순실씨의 꼭두각시인가”(0.9%), “최순실씨를 왜 그렇게 믿었는가”(0.9%), “최순실 게이트의 모든 내막을 밝혀 달라”(0.7%)고 요구했다.

그 밖에도 “국민이 우습게 보이는가”(0.2%), “평생 안 들킬 것이라고 생각했는가”(0.2%), “죄책감을 갖고 있는가”(0.2%), “최순실씨에 의해 바뀐 정책이나 법안이 있었는가”(0.2%) 등 다양한 질문이 있었다. “왜 전 국민의 대통령이 아닌 한 가족만의 대통령이 되었는가” “누군가는 17일의 출석일수로 이화여대에 합격하는 사회인데, 대통령은 어떤 해결 방안을 갖고 있는가”를 따져 달라는 응답도 접수됐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