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가정어린이집 급감… 저출산·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화

입력 2016-11-21 21:20
저출산과 직장 어린이집 설치 의무화로 인해 대전지역 가정어린이집이 급격히 줄고 있다.

21일 대전시의회 정기현(유성3·더불어민주당)의원에 따르면 2014년부터 지난 9월 말 현재까지 대전지역에서 모두 148곳의 어린이집이 문을 닫았다. 이는 전체 어린이집 1589개의 9%에 해당하는 수치다.

문을 닫은 어린이집은 2014년 20곳에서 지난해 44곳, 올해 9월까지 무려 84곳으로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올해에만 100개가 넘는 어린이집이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전시내 5개 구청 중에서 도안신도시가 들어선 유성구만 어린이집이 증가하고 서구 등 나머지 4개 구 모두 줄어들었다.

특히 가정에 운영하는 어린이집의 폐원이 두드러졌다. 지난 3년간 대전지역에서 문을 닫은 어린이집 148개 중 87%에 해당하는 128곳이 가정어린이집으로, 이는 대전지역 전체 가정어린이집 1015곳의 13%에 달한다.

이같은 현상은 출산율 저하에 따른 자원 감소와 함께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화, 신도시로의 인구이동 등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년간 대전지역 직장어린이집은 18곳이 증가했다. 특히 대전에서 10분 거리인 세종시가 들어서면서 젊은 세대들이 대거 세종시로 이주함에 따라 인구 감소와 함께 어린이집 수요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안신도시가 있는 유성구는 전체의 56%에 달하는 총 58곳이 새롭게 문을 열어 대전 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19곳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 서구는 총 63곳의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 대전에서 가장 많은 감소율을 보였다. 이는 서구 주민들이 유성구 도안신도시로 이주하거나 아예 세종시로 옮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기현 의원은 “매년 급증하고 있는 어린이집 폐원에 대한 대전시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어린이집 폐원의 연착륙을 돕고 직장어린이집 운영의 위탁 등 방안 모색을 위해 보육협동조합 설립 등 대전시의 행정·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정재학 기자 jh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