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중앙부처와 지방정부의 고위급 인사에서 전통적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을 벗어나 과학·기술 분야 테크노크라트와 지방 관료 그룹이 약진하고 있다. 지난달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에서 ‘핵심(核心)’ 칭호를 부여받고 1인 권력 체제 공고화에 나선 시 주석이 인재풀을 확대하고 새로운 우군을 확보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분석했다.
대표적인 테크노크라트로는 지난 8월 후난성 부서기로 발령난 쉬다저 전 국가항천국 국장으로 우주·항공 분야에서 32년 공직생활 대부분을 보냈다. 지난 3월 선전시 서기로 발탁된 뒤 지린성 성장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마싱루이는 중국의 달 정복 프로젝트를 맡았던 인사다. 이 밖에 최근 안후이성 대리 성장으로 임명된 리궈잉은 국무원 산하 수리부 부부장을 지낸 물 전문가다.
최근 발탁된 대표적인 지방 관료로는 지난 8월 시짱(티베트)자치구 서기로 임명된 우잉제가 꼽힌다. 말단부터 시작해 39년간 시짱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정치평론가 장리판은 “시 주석은 2007년 제17차 당 대회에서 상무위원으로 발탁돼 차기 최고지도자로 내정됐지만 자신의 세력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의 경우 공청단이라는 정치적 배경이 있었지만 시 주석은 별도의 인재풀 없이 저장성과 푸젠성 근무 당시 가까웠던 측근을 중용해 왔다. 장리판은 “대체로 시 주석 진영에는 인물이 많지 않고 시 주석에 대한 충성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 “최근 시 주석이 특정 정치계파에 속하지 않은 테크노크라트와 지방 관리들을 주로 발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6중전회를 전후해 두드러진 중국 고위직 인사의 또 다른 경향은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측근들이 대거 발탁됐다는 점이다. 장차오량 후베이성 서기, 천원칭 국가안전부장, 황수셴 민정부장 등은 모두 금융 분야와 기율위에서 왕치산과 인연을 맺은 인물들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中 고위급에 기술관료·지방 출신 약진
입력 2016-11-22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