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평형수 처리설비 기술이 해양 신산업으로 육성된다. 한국이 세계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고 있는 이 시장이 2020년까지 최대 50조원대로 성장이 예상됨에 따라 파이를 키우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21일 ‘선박평형수 관리협약 발효에 대한 세계 시장 선점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선박평형수는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탱크에 주입하거나 배출하는 물이다. 화물을 적재하면 평형수를 배출하고 화물을 내리면 주입한다.
연간 50억t 이상의 선박평형수가 세계 바다를 항해하는 선박을 통해 해역을 넘나드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해양생물도 선박평형수를 따라 다른 해역으로 이동하면서 생태계 교란 문제가 꾸준히 지적됐다. 콜레라, 물벼룩, 유럽산 녹색게 등 7000여종의 해양생물이 선박평형수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평형수를 정화한 뒤 배출하도록 평형수 처리설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선박평형수 관리협약’을 2017년 9월 8일 발효할 예정이다.
해수부는 이미 2007년 ‘선박평형수관리법’을 제정해 국내 설비의 형식 승인을 도입하고 관련 기술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제품은 2010∼2015년 3조6000억원 규모의 세계 시장 중 49%를 선점하고 일자리 1600여개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된다.
향후 선박평형수 처리설비 시장은 40조∼5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정부는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차세대 처리설비 및 핵심 부품 기술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국내 제품의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또 국적 해운사에 선박평형수 설비 설치를 다각도로 지원할 예정이다. 선박평형수 처리설비를 선박에 설치하기 전까지는 한·중, 한·일 간 운항하는 선박이 이용할 수 있는 선박평형수 교환 수역을 지정하는 논의도 추진한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선박평형수 처리설비 기술’ 해양 신산업으로 키운다
입력 2016-11-21 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