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장기생존자 95% “몸 속에 암세포 가진 상태서 공생”

입력 2016-11-22 00:00

항암 표적치료제는 적어도 폐암에 있어 특효약까지는 아니더라도 암과의 공존을 부축하는 도우미가 될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폐암학회(이사장 조문준·충남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최근 5년 이상 장기생존 중인 국내 폐암환자와 그 주치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폐암이 완전 소멸된 상태’는 5%에 그쳤으나 ‘폐암이 있으나 치료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와 ‘폐암이 있어 여전히 치료 중인 상태’가 각각 34%, 6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말기 직전의 제3∼4 병기 폐암 진단을 받고도 장기 생존 중인 환자들의 95%가 폐암세포를 가진 상태에서 공존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엔 인하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10개 대학병원에서 진행성 폐암 진단을 받고 5년 이상 장기 생존 중인 폐암 환자 41명과 담당 의사들이 참여했다.

조사대상 환자들의 평균생존기간은 7년5개월, 평균연령은 58세였다. 일반 폐암 환자의 평균연령이 70세인 것과 대조를 이룬다. 또 이들 폐암 장기생존자 10명 중 6.6명은 비(非)흡연자였다. 이 역시 우리나라 폐암환자 중 약 30%가 비흡연자인 것에 비해 배 이상 높은 비율이다.

김승준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 비흡연자라는 장기생존자 특성은 표적치료제에 좋은 반응을 보이는 폐암의 임상특성과 일치한다. 말기폐암 진단을 받아도 포기하지 않고 치료에 임하면 장기생존 가능성을 높이는데 표적치료제가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특정음식이 폐암 치료에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지에 관해선 장기생존자들 중 18%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1%)이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특정음식이 생존기간 연장에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61%가 부정했다.

대한폐암학회는 24일 오후1시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에서 ‘2016 폐암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말기폐암 진단을 받았으나 적절한 치료로 이겨낸 폐암 완치 환자들의 경험담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글=이기수 의학전문기자,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