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맺은 첫 자유무역협정(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 12년 만에 재협상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7∼18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각료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칠레 FTA 개선협상 개시를 선언했다고 20일 밝혔다. 한·칠레 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62억 달러로 2004년 FTA 발효 이후 4배 정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양국 간 교역 품목 수는 2.4배, 한국의 대칠레 투자는 5.3배 증가하는 등 한·칠레 FTA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칠레가 2006년 중국, 2007년 일본 등 우리의 교역 경쟁국과 잇달아 FTA를 체결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우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하락 등 선점 효과가 상쇄하기 시작했다. 또 서비스·투자·원산지 등 항목에서 최신 글로벌 규범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한·칠레 FTA의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우리 정부는 FTA 대상 품목에서 제외됐던 냉장고와 세탁기 등 우리 제품의 칠레시장 접근성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칠레 측 관심 품목인 농산품은 우리 농가의 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협상에 임할 방침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한·칠레 FTA, 12년 만에 재협상 돌입
입력 2016-11-20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