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에 이렇게 멋진 예술작품들이 있다니….”
지난 17일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예술공원 산책로를 통해 관악산 둘레길을 걷던 등산객들은 곳곳에 설치돼 있는 예술작품을 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안양문화예술재단이 안양시의 ‘안양 공공예술 프로젝트(APAP:Anyang Public Art Project)’ 일환으로 조성한 작품들이다.
2005년부터 3년에 한 번씩 열리는 APAP는 안양의 지형, 문화, 역사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어 도시 곳곳에 미술, 조각, 건축, 영상, 디자인, 퍼포먼스 등 다양한 공공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대중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도시 자체를 하나의 갤러리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볼 수 있는 예술작품들을 산책하며 감상할 수 있어 시민들은 일상에 활력을 얻고 있다. 아울러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APAP 도슨트(작품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귀자(66)씨는 “APAP가 시민과 일상적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안양예술공원 내 안양파빌리온에서는 ‘APAP 작품 투어’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며 “APAP 작품 투어에 참여해 다양한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특별한 추억과 낭만을 즐겨보기를 추천한다”고 소개했다.
지난 네 번에 걸친 APAP를 통해 총 140여점의 예술작품이 안양예술공원, 학운공원, 평촌 등지에 설치됐다.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도심 곳곳에 배치된 작품을 감상하고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안양에 15년째 거주하는 정은숙(45)씨는 “바쁜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작품을 마주할 때마다 잃어버린 여유를 되찾는 기분”이라며 “굳이 미술관을 찾지 않아도 가까운 공원이나 아파트 주변에서 유명 작품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어 도시 전체가 갤러리가 된 듯하다”고 말했다.
올해 개최되는 5회 APAP는 지난달 15일 시작해서 12월 15일까지 두 달간 안양예술공원과 안양시내 일대에서 개최되고 있다. APAP 5에서는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한 장르로 진화한 공공예술을 소개한다. 수십명의 국내외 작가들은 물론 안양과 주변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대거 참여해 회화, 조각 작품 외 영화, 패션, 사운드, 퍼포먼스 등 새로운 분야와 결합하는 시도를 통해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선보인다.
안양문화예술재단 정재왈 대표는 “안양시내 곳곳을 지나다 보면 감각 넘치는 공공예술작품을 쉽게 만날 수 있다”며 “이는 모두 APAP를 통해 선보인 작품으로 십수년째 시민 곁에 머물며, 안양을 우리나라 공공예술 대표 도시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삭막했던 공업도시 안양은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경제까지 살리는 새로운 예술도시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안양=사진·글 이병주 기자 ds5ecc@kmib.co.kr
[앵글속 세상] 둘레길 곳곳 예술 작품… 등산로야? 갤러리야?
입력 2016-11-22 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