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국무장관, 정적 밋 롬니? 측근 줄리아니?

입력 2016-11-21 04: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국무장관으로 유력시되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19일(현지시간)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 현관에서 악수하고 있다. 트럼프는 1시간여 회동 뒤 “대화가 잘됐다”고 밝혔다. 그는 20일에는 또 다른 국무장관 후보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만나기로 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새 행정부의 국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회동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지낸 롬니는 회동 뒤 “전 세계에 걸친 미국의 이익과 관련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화가 아주 잘됐다”고 평가했다.

둘의 회동은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당내에서 트럼프와 가장 껄끄러운 사이였던 롬니가 트럼프 행정부의 선임 장관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자신이 소유한 뉴저지 베드민스터의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서 롬니를 맞았다. 트럼프는 미리 도착해 현관에서 롬니를 반갑게 맞은 데 이어 1시간여 회동 뒤에는 현관까지 배웅했다.

롬니가 국무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걸림돌은 있다. 우선 러시아를 바라보는 롬니의 시각이 트럼프와 크게 다르다. 롬니는 러시아를 미국의 최대 적국으로 여긴다. 그러나 트럼프는 당선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에서 현재의 미·러 관계가 불만족스럽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

또 다른 변수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거취다. 줄리아니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열정적인 지지연설을 쏟아내는 등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이다. 그런 그가 국무장관을 원하고 있다. 선거 기여도나 트럼프의 신뢰 정도를 감안하면 줄리아니가 원하면 트럼프가 국무장관을 맡길 수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다만 줄리아니가 검사 출신으로 외교 경험이 전혀 없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트럼프는 20일 줄리아니를 만난 뒤 조만간 행정부 주요 보직을 발표할 방침이다. 국무장관 후보에는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도 거론된다.

국방장관 후보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반목을 거듭하다 조기 예편한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군사령관이 떠오른다. 매티스는 이란에 대한 강경책을 주장하고 이라크 주둔 병력 규모를 놓고 백악관과 갈등을 빚다 경질됐다.

트럼프는 이날 매티스를 만난 뒤 “그를 국방장관으로 선택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두고 보자”며 즉답을 피하면서도 “대단히 뛰어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교육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미셸 리 전 워싱턴DC 교육감도 이날 남편인 새크라멘토 시장 케빈 존슨과 함께 골프클럽에서 트럼프를 만났다. 한국계인 미셸 리는 교육감 재직 중 학생들의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교사 700명을 해고하고, 교장 71명을 교체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리 전 교육감은 트럼프가 ‘총체적인 재앙’이라고 폐기를 주장한 공통교육과정(Common Core)의 지지자이자 민주당 성향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내각 중 ‘여성’이자 ‘유색인종’ 카드로 유력히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는 이날 공화당 후원자이자 교육 활동가인 벳시 디보스도 만났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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