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해운동맹 2M 가입 불발?

입력 2016-11-20 18:43
한진해운이 해체 수순을 밟으면서 국내 제1국적선사로 등극한 현대상선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6분기 연속 적자를 타개할 마지막 기회였던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이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사였던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비선실세’ 최순실씨가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현대상선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미국 최대 해운·물류 전문지인 저널 오브 커머스(JOC)는 머스크라인이 지난 18일 2M 얼라이언스에 현대상선을 포함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고 20일 보도했다. 현대상선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11월 말이나 늦어도 12월 초까지 2M 얼라이언스 가입을 위한 본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2M은 세계 해운시장 물동량의 28%를 점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해운동맹체다. 글로벌 1·2위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스위스 MSC가 소속돼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5월부터 2M 가입을 시도해 왔다. 한진해운 미주 노선 등 자산 인수전에서 중견 선사 삼라마이더스(SM) 그룹에 밀린 현대상선은 2M 가입이 절박한 상황이다. 2M이 보유한 초대형 선박을 활용해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현대상선은 이미 지난 7월 머스크라인·MSC와 함께 2M 가입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본계약은 체결되지 않고 있다. 선박배분 협상 등에서 이견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2M 측은 미주 노선 선박 적재량 중 2만TEU만 현대상선에 배분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현대상선 측은 3만∼4만TEU는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에 논의를 진행하는 상황”이라며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관련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정관리 중인 한진해운과의 비교도 현대상선에는 부담이다. 한진해운의 경우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 가입에 성공해 놓고도 석연찮은 과정 끝에 청산 수순을 밟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불운으로 국내 1위가 됐지만 현대상선은 아직 덩치가 작아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