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싼커 모셔라” 마케팅 집중

입력 2016-11-21 00:03
신세계면세점이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서울 호텔에서 유명 셰프 9인과 미식 관광 활성화를 위한 상호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업체 제공
신라면세점은 인터넷과 모바일을 활용해 중국 개별관광객 '싼커'를 대상으로 서울 장충동 맛집 알리기에 나섰다.각 업체 제공
중국 정부 규제로 단체 관광객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자 면세업계가 개별 관광객 유치를 위한 ‘싼커(散客)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젊은 싼커들이 ‘미식 관광’을 위해 방한한다는 점에 주목해 외식업계와 협업에 나섰다. 신세계면세점은 서울 서래마을, 압구정 등 유명 레스토랑 셰프 9인과 외국인 개별관광객 유치를 위한 미식 관광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청담동 마누테라스 이찬오, 압구정 뺑드파파 이호영, 서래마을 테이블포포 김성운, 카덴 정호영 셰프 등 유명 셰프들과 손을 잡은 것이다. 이번 협약으로 신세계면세점은 9개 레스토랑과 내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동 프로모션에 나서고 마케팅 기획·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협력할 예정이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개별관광객 유치에 중점을 두고 한국 관광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미식 관광 인프라를 제공하는 등 적극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저가 관광을 규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광보다 쇼핑에 초점이 맞춰진 저가 관광을 근절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사실상 저가 관광이 단체 관광객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전체 관광객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면세업계는 자유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젊은 싼커들을 공략하기 위해 미식 관광이나 온라인 마케팅으로 신규 관광객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싼커들 사이에선 포털사이트나 식당 평가 애플리케이션 등에 올라온 식당 후기를 꼼꼼히 살핀 뒤 찾아가는 ‘맛집 찾기’ 열풍이 거세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싼커 비중은 59.1%로 단체(40.9%)를 넘어 섰다. 특히 최근에는 여행 트렌드가 고궁이나 유명 관광지 방문을 벗어나 맛집을 투어하는 관광 형태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방한 외래 관광객 중 47%는 식도락 관광을 주요 활동으로 꼽기도 했다.

앞서 신라면세점은 싼커를 대상으로 신라면세점 본점 인근 장충동 맛집을 소개하는 활동에 나섰다. 지난 11일에는 ‘장충동 상가번영회’와 손잡고 장충동 맛집 18곳을 1차로 선정했다. 신라면세점은 올해 초부터 신라면세점 공식 웨이보와 위챗, 메이파이 등 중국 SNS 채널을 통해 매주 1회씩 맛집을 소개해 왔다. 믿을 수 있는 맛집을 싼커들에게 소개하고 할인 혜택을 제공해 상권 활성화에 나선다는 설명이다. 신라인터넷면세점 중국몰에 가입하고 신라면세점 멤버십(신라구향가)을 인증 받은 싼커는 해당 맛집에서 금액을 할인받는다. 신라면세점 측은 서울시 전역으로 식당 제휴를 늘릴 계획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