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박근혜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이 타오른다. 지난 12일 서울에 100만명이 모인 데 이어 이날도 전국적으로 최대 100만개의 ‘촛불’이 불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1500여개 시민·노동단체가 연대한 ‘박근혜 정권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전국 동시다발 4차 박근혜 퇴진 범국민행동’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주최 측은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에 최대 50만명 정도가 모이고 전국적으로 최대 100만명 정도가 참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에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 홍대입구역, 삼각지역, 마로니에공원 등에서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는 서울시민대행진이 진행된다.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에서는 오후 4시부터 사전 집회가 열리고 오후 6시 본 집회가 시작된다. 청와대를 향한 행진은 오후 7시30분부터다.
전국 대도시에서도 집회가 열린다. 부산·광주·대전에서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최대 규모인 10만명 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최 측은 “지난주 대부분 지역에서 촛불집회가 열려 참가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국민들의 분노가 점점 커지면서 다시 한 번 대규모 집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3 등 수험생 부대가 대규모로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 등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왔다. 청소년단체 ‘21세기 청소년 공동체 희망’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영풍문고 앞에서 ‘청소년 시국대회’를 연다. 학생들은 수능 당일인 17일에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박근혜 하야 고3 집회’를 열었다. 압구정고 3학년 강모(18)군은 “그동안 수능이 부담스러워서 촛불집회에 나가지는 못했지만 뉴스는 계속 보고 있었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거리로 나가 국민의 뜻을 모으겠다”고 18일 말했다.
보수단체도 맞불집회를 연다. 박 대통령 팬클럽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는 오후 2시부터 인근 서울역광장에서 5000여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연 뒤 역시 광화문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을 분리해 충돌을 막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다시 강경 대응으로 돌아설지도 주목된다. 김정훈 서울경찰청장은 지난 14일 “앞으로 같은 상황과 조건이라면 내자동 로터리까지 행진을 허용한 법원의 결정에 따라 12일과 같은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주최 측이 18일 신고한 8개 행진로에 대해 또다시 제동을 걸었다.
주최 측은 광화문광장을 출발해 청와대를 동·남·서쪽에서 둘러싸면서 ‘학익진’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경찰은 ‘시민의 안전과 최소한의 교통 소통을 확보해야 한다’며 내자동 로터리와 율곡로 남단 앞쪽까지만 행진이 가능하다고 ‘조건 통보’했다.
글=김판 기자 pan@kmib.co.kr, 삽화=공희정 기자
수그러들지 않는 성난 ‘하야’ 민심… 오늘도 최대 100만명 ‘촛불’ 예고
입력 2016-11-19 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