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플린(57)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트럼프 백악관’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낙점됐다. 플린은 외교·안보에는 문외한에 가까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보좌하면서 유례없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전망이다. 특히 그는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강해 대북 강경정책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P통신 등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플린에게 국가안보보좌관 자리를 제안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또 인수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제프 세션스(69) 상원의원에게 법무장관, 마이크 폼페오(52) 하원의원에게 중앙정보국(CIA) 국장 자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세 사람 모두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보좌관은 상원의 비준 없이 대통령 결정만으로 임명할 수 있어 플린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플린은 로드아일랜드대 학군단(ROTC)을 거쳐 1981년 임관한 뒤 33년 동안 군에 복무했다. 국방정책에 관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 2014년 군복을 벗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는 등 ‘실전’ 경험이 풍부하고 정보와 특수전에도 강하다.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내 안보뿐 아니라 국제안보 이슈에 대한 대통령의 철학이 유관 기관에서 정책으로 실현되도록 조율하는 요직이다. 특히 국무장관, 국방장관과 함께 북한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및 동북아 정책을 컨트롤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플린은 트럼프 유세 기간부터 국방 이슈에 대해 조언하는 참모 역할을 했다. 특히 대북 정책에 강경한 입장을 수차례 드러냈다. 지난달 13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북한이 현 체제를 오래 존속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경제적으로 거래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또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은 플린이 미국 외교·안보정책을 좌우하는 ‘실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친 안보관을 자랑하는 플린에게 실권이 부여되는 것이 위험하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플린의 임기가 시작되면 반(反)이슬람 정책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그는 지난 2월 27일 트위터에 ‘이슬람에 대한 공포는 합리적(rational)’이라고 적어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의 최측근 중 한명인 세션스 의원은 국방장관으로 거론되다 법무장관으로 낙점됐다. 검사 출신인 그는 96년 연방 상원의원으로 선출됐다. 트럼프의 강경 이민정책을 지지해 왔고 공화당 상원의원 중 가장 먼저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im@kmib.co.kr
“김정은과 거래 없다”… 강경파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낙점
입력 2016-11-18 18:23 수정 2016-11-19 00: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