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가 지난 4·13총선 공천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 인사에 불법적으로 영향력을 미쳤던 최씨가 공천을 못 본 체하고 지나갔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에 최씨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총선에서 국민공천제로 87.4% (공천을) 했고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 특히 비례대표 부분에 대해서 전혀 손을 댈 수 없었다”며 “그 내용은 제가 알 수 없지만 (최씨의 공천 개입)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총선 당시 당대표였던 김 전 대표까지 나섬에 따라 최씨 공천 개입 의혹이 정국의 새로운 뇌관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새누리당에서는 최씨의 공천 개입설이 파다한 실정이다.
김 전 대표는 “청와대와 정부, 그리고 우리 당에 최씨가 영향을 미쳐서 들어온 사람들을 전부 찾아내서 퇴출시켜야 한다”면서 “그 내용은 대통령이 제일 잘 알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이한구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쓰레기 같은 얘기”라고 김 전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4·13 공천 당시 청와대는 물론 외부의 어떠한 공천 압력도 없었다”면서 “당시 공천관리위원회에는 외부인사가 6명이나 있었기 때문에 비밀리에 누군가를 공천하는 게 불가능했다”고 반박했다. 이정현 대표도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그런 인물이 있다면 검찰에 고발해 조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럴 것이다, 저럴 것이다’라고 하면서 정치적으로 설을 퍼뜨리지 말라”고 비판했다. 비주류의 유승민 의원은 “사실관계가 드러나기 전에는 말을 조심하겠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앞서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은 지난 17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최씨 공천 개입 의혹의 불을 지폈다. 조 전 사장은 “(최씨가) 영남이나 서울 강남권, 비례대표 등 새누리당 몫으로 생각하는 지역에 관해서는 일부 공천권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2012년 총선 때) 충청권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자에게 누군가가 ‘최순실을 만나봐라’고 해서 (그 후보자가) 봉투를 들고 신사동에서 (최씨를) 만났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최씨가 경력을 쭉 보더니 ‘이런 경력 가지고 국회의원 하려고 하느냐’면서 핀잔을 주고, 쓱 봉투 안 액수를 한 번 보고 액수가 좀 적었던지 (봉투를) 내밀면서 선약이 있다고 (나갔고) 그 후보자는 결국 공천을 못 받고 무소속으로 나와서 떨어졌다”고 폭로했다. 한 비주류 의원은 “새누리당이 재탄생하기 위해선 정부와 기업에 이어 정계에 숨어 있는 ‘최순실 인맥’을 끝까지 찾아내 도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崔 공천개입 의혹 증폭… 김무성 “가능성 충분히 있다”
입력 2016-11-18 17:46 수정 2016-11-19 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