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된 ‘그 때 그 사진’… 타임지 선정 ‘역사적 사진 100장’

입력 2016-11-19 00:00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위 왼쪽 두 번째)이 2011년 백악관에서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지켜보는 모습. 아래쪽 사진은 1964년 비틀스가 베개싸움을 하는 장면. 타임

역사적인 순간은 항상 사진으로 남는다. 때론 그 사진이 역사를 바꾸기도 한다. 1972년 미군이 베트남 정글을 불태우려고 투하한 네이팜탄을 피해 한 벌거벗은 소녀가 울부짖으며 도망쳤다. 이를 포착한 사진 ‘전쟁의 공포’는 베트남전의 참상을 알리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미국 시사지 타임은 17일(현지시간) 이같이 역사에 남을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 100장’을 공개했다(100photos.time.com).

사진이 담는 것은 시각적 이미지만은 아니다. 지난해 9월 주검이 돼 터키 해변으로 떠내려 온 시리아 난민 소년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은 유럽의 난민 정책을 근본적으로 흔들었다. 사진기자 닐류페르 데미르는 “쿠르디는 비명도 울음도 없었다”며 “당시 카메라를 드는 것이 소년의 ‘소리 없는 비명’을 담을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한 장의 사진은 때론 장문의 글보다 많은 내용을 담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011년 5월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직접 지켜보던 사진도 100장에 포함됐다.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쪼그려 앉아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은 세계 각국 지도자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오바마는 “생에 가장 길었던 40분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사진은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순간을 포착하기도 한다. 비틀스가 64년 파리에서 첫 장기공연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날 ‘아이 원트 투 홀드 유어 핸드(I Want To Hold Your Hand)’가 미 음악차트 1위에 올랐다. 이 소식을 듣고 멤버 4명은 환호성을 지르며 베개싸움을 했다. 이를 포착한 사진작가 해리 벤슨은 “비틀스는 베개싸움을 다시 할 리 없고, 나도 그 사진을 다시는 찍을 수 없다”고 말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