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의 사임을 초래한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스캔들은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불법의 정도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WP는 ‘부패라는 한국병은 고치기 어렵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대통령과 기업, 측근들이 함께 만들어낸 한국 특유의 부패사건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이 지난 수십년간 권력층의 부패와 정경유착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번에도 역시 삼성을 비롯한 기업들과 대통령 최측근들이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부패에 관여했다고 꼬집었다. WP는 이런 행태의 비리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져왔다고 전했다.
WP는 캘리포니아대에서 한국·태평양 지역을 연구하는 스티븐 해가드 교수를 인용해 “최순실 사건은 워터게이트보다 위법의 정도가 한참 더 넓다”고 전했다. 해가드 교수는 구체적으로 “기밀정보 누출, 재단 불법 운영, 대학 입학 비리를 비롯해 다수의 불법이 어우러진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워터게이트 사건은 1972년 닉슨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비밀도청팀이 워싱턴DC 워터게이트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침입해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다 발각된 사건이다. 닉슨은 이 일로 2년 뒤 사임했다.
라종일 한양대 국제학부 석좌교수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사건은 워터게이트 사건을 연상시킨다”면서 “이번 사건을 치유할 가장 쉬운 방법은 닉슨이 그랬던 것처럼 박 대통령이 물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신훈 기자 zorba@kmib.co.kr
WP “박근혜 스캔들, 워터게이트보다 심각”
입력 2016-11-18 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