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국방장관에 제프 세션스-내무 세라 페일린 부상

입력 2016-11-18 04:24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내각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잇단 추문과 암투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적’을 품으며 통합에도 힘쓰는 모양새다.

국무장관은 혼전 양상이다. 1순위로 거론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고액 강연 논란에 휩싸였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줄리아니가 뉴욕시장 퇴임 이후 강연과 컨설팅으로 수백억원을 챙겼다고 보도했다. 줄리아니는 2006년 한 해에만 124차례 강연을 벌여 1140만 달러(약 134억원)를 벌어들였다. 한 번 강연에 20만 달러(약 2억3520만원)를 받기도 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랜드 폴 상원의원은 “고액 강연을 한 줄리아니는 국무장관에 걸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골드만삭스에서 고액 강연료를 받았다”며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판해온 트럼프의 기조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강연 대상에 국무부가 테러 단체로 분류한 이란의 반정부단체 무자헤딘 할크도 포함돼 논란을 더했다.

이런 가운데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금신고 회피를 비판하며 트럼프와 트위터 설전을 벌인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도 의외의 후보로 주목을 모으고 있다.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좌장 노릇을 한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은 국방장관은 물론 법무장관 후보로도 하마평에 오른다. 상원의원 중 유일하게 트럼프를 적극 지지해온 세션스는 정권 인수위원회에서도 부위원장을 맡으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지명될 것으로 보인다고 16일 NBC방송이 보도했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예비역 중장 플린은 안보 정책 자문으로 트럼프의 선거전을 도왔다. 이밖에 스티븐 해들리 전 국가안보보좌관, 존 카일 전 상원의원도 국방장관으로 거론된다.

재무장관으로는 사모펀드 듄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 스티븐 너친이 물망에 오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너친은 “트럼프와 세법 개정과 규제 조정을 논의했다”며 “트럼프 취임 첫 100일 동안 경제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위치에 서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너친은 상무장관 후보로도 거론되는 월가 투자자 윌버 로스 윌버로스 컴퍼니 회장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뉴 티처’ 교육 프로젝트의 창립자인 한국계 미셸 리 전 워싱턴DC 교육감도 교육장관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2007년 교육감에 취임한 리는 공교육 개혁을 추진하며 이름을 알렸다. ‘여자 트럼프’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내무장관으로 거론된다. 2008년 존 매케인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페일린은 고위 공직자 중 최초로 트럼프를 지지했다.

트럼프의 ‘정적’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승선도 관심거리다. CNN은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열린 인수위 모임에 참석한 크루즈가 법무장관으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경선에서 트럼프와 맞붙은 크루즈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의 누드 사진을 두고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지난 9월에서야 마지못해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히스패닉계로부터 지지받지 못하는 트럼프의 약점을 채우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