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과 떡메치기 하니 감회가 새로워요”

입력 2016-11-17 21:24
17일 춘천 원평팜스테이 마을을 방문한 ‘해피버스데이’ 참가자들이 떡메치기 체험을 하고 있다.

17일 오전 강원도 춘천 사북면 원평팜스테이 마을에 ‘쿵쿵’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요란한 소리를 따라가자 6살 아이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의 관광객들이 떡판 위에 찐 찹쌀을 올려놓고 번갈아가며 떡메치기를 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찹쌀을 아이들이 떡메로 힘껏 내리치자 이를 지켜보던 어른들 사이에선 일제히 ‘와’하는 함성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떡메로 흠씬 두들겨 맞고 쫄깃하게 다져진 떡은 콩고물이 묻혀져 고소한 인절미로 변신했다.

얼굴과 손에 콩고물을 잔뜩 묻힌 아이들은 인절미를 한입 베어 물기 무섭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최고의 찬사를 쏟아냈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떡이 또 있을까요. 떡메치기 체험 정말 재미있어요.”

이날 원평팜스테이 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주관한 ‘해피버스데이(HappyBusday)’에 참가한 도시민들이다. 경기도 광명과 수원 등 수도권 도시민 32명이 참가했다.

6살 손자와 함께 참가한 정인식(73)·김난주(66)씨 부부는 “딸이 체험신청을 해줘서 손자, 남편과 함께 체험에 참여하게 됐는데 체험이 정말 알차다”며 “쌀 탈곡기, 짚 공예 등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체험이 많아 무척이나 설레었다”고 말했다.

시골밥상으로 식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오후에 쌀 탈곡체험, 짚을 이용해 계란 꾸러미 만들기, 두부 만들기 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부 체험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신기해했다. 콩물을 냄비에 붓고 끓이면서 간수를 붓자 어느새 순두부로 모습이 바뀌었다. 순두부를 네모난 틀에 부어 힘껏 누르자 따끈따끈 맛있는 두부가 완성됐다.

같은 반 친구 3명과 어머니 등 모두 8명과 함께 참가한 장유나(9)양은 “정말 맛있어서 이 맛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음에도 친구들과 함께 오고 싶다”고 말했다.

‘행복을 싣고 달리는 농촌체험 버스’라는 뜻의 해피버스데이는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농산물(1차), 가공식품(2차) 판매에서 나아가 관광·교육·문화 서비스(3차)를 연계한 6차 산업 모범 마을을 무료로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3600여명이 100여곳의 농촌마을을 방문했다.

올해 제주, 강원도 등 전국 45개 마을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귀농희망자, 가족, 대학생 등 1510명이 참여했다. 또한 매월 소년소녀가장, 전역군인,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운영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참가 신청은 해피버스데이 블로그(happybusday.tistory.com)와 페이스북으로 할 수 있다. 신청자 중 30여명의 참가자를 뽑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춘천=글·사진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