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존 볼턴 전 유엔대사가 “미국이 북한을 선제 공격할 가능성은 제로(0)”라고 말했다고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전했다.
볼턴 전 대사는 16일(현지시간) 나 의원과 ‘동북아 평화협력 의원외교단’(단장 정동영 의원) 소속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 미국이 인내해야 할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북핵 문제가 가장 우선순위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으로 한국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를지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 무력 사용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나 의원은 전했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방미의원단과의 면담에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주한미군 철수를 공언했다가 당선 후 상·하원 반대에 부닥쳐 철군 계획을 포기했다”며 “트럼프 당선인도 의회 의견을 들어서 할 것이기 때문에 (주한미군 철수 같은)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소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위원회에 관여하고 있는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은 이날 펴낸 ‘2017년 미 군사력 인덱스’에서 한국정부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분담하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충분히 내고 있지 않다는 트럼프의 인식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헤리티지 재단에 따르면 한국정부는 분담금으로 연간 약 9억 달러(1조585억원)를 내고 있다.
재단은 북한이 8개의 핵무기를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하면서 지난해 ‘심각(severe)’이던 북한의 위협 수준을 ‘높음(high)’으로 한 단계 낮췄다. 이에 따라 북한은 러시아, 이란, 중동 테러,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테러, 중국 등 나머지 5대 위협과 같은 수준이 됐다. 재단은 북한의 위협 수준을 낮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군사력 현대화·확장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러시아와 중국이 가장 걱정스럽다”며 북한보다는 러시아·중국에 무게중심을 뒀다.
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 핵무기 보유량은 최소 3582개에 달한다. 미국이 1797개이고 러시아 1582개, 프랑스 290개, 중국 250개, 영국과 파키스탄 각 120개, 인도와 이스라엘 각 110개다. 재단은 북한이 올해 말까지 20개, 2020년쯤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다른 연구소 전망도 소개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볼턴 차기 美 국무장관 유력 후보자 “미국, 북한에 선제 공격할 가능성 제로”
입력 2016-11-17 18:05 수정 2016-11-17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