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차기 美 국무장관 유력 후보자 “미국, 북한에 선제 공격할 가능성 제로”

입력 2016-11-17 18:05 수정 2016-11-17 21:37
지난 2월 폐쇄된 개성공단에 차량, 중장비 등 남측 장비들이 폐쇄 당시와 같은 자리에 방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우리 측 자산을 아직 처분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지난달 5일 개성공단 상공에서 찍은 위성사진을 17일 공개했다(아래 사진). 폐쇄 직후인 지난 3월 촬영한 사진(위 사진)과 비교한 결과 통근버스 300여대는 차고지에 그대로 주차돼 있었고 레미콘, 덤프트럭 등 중장비도 사용한 흔적이 없었다. 정부는 올 2월 초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후 공단 내 남측 자산을 동결하고 공단 부지를 군사통제구역으로 선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위성사진엔 군부대 재배치 조짐도 보이지 않았다. VOA 제공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존 볼턴 전 유엔대사가 “미국이 북한을 선제 공격할 가능성은 제로(0)”라고 말했다고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이 전했다.

볼턴 전 대사는 16일(현지시간) 나 의원과 ‘동북아 평화협력 의원외교단’(단장 정동영 의원) 소속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인해 미국이 인내해야 할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북핵 문제가 가장 우선순위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으로 한국이 얼마나 많은 대가를 치를지 잘 알고 있다”며 “미국이 북한 문제에 있어 무력 사용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나 의원은 전했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방미의원단과의 면담에서 “지미 카터 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주한미군 철수를 공언했다가 당선 후 상·하원 반대에 부닥쳐 철군 계획을 포기했다”며 “트럼프 당선인도 의회 의견을 들어서 할 것이기 때문에 (주한미군 철수 같은)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이 소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인수위원회에 관여하고 있는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은 이날 펴낸 ‘2017년 미 군사력 인덱스’에서 한국정부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분담하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충분히 내고 있지 않다는 트럼프의 인식과 배치되는 대목이다. 헤리티지 재단에 따르면 한국정부는 분담금으로 연간 약 9억 달러(1조585억원)를 내고 있다.

재단은 북한이 8개의 핵무기를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하면서 지난해 ‘심각(severe)’이던 북한의 위협 수준을 ‘높음(high)’으로 한 단계 낮췄다. 이에 따라 북한은 러시아, 이란, 중동 테러,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테러, 중국 등 나머지 5대 위협과 같은 수준이 됐다. 재단은 북한의 위협 수준을 낮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군사력 현대화·확장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러시아와 중국이 가장 걱정스럽다”며 북한보다는 러시아·중국에 무게중심을 뒀다.

재단에 따르면 전 세계 핵무기 보유량은 최소 3582개에 달한다. 미국이 1797개이고 러시아 1582개, 프랑스 290개, 중국 250개, 영국과 파키스탄 각 120개, 인도와 이스라엘 각 110개다. 재단은 북한이 올해 말까지 20개, 2020년쯤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는 다른 연구소 전망도 소개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