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사진) 국무총리가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1993년 APEC 정상회의 출범 후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은 처음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여파로 인한 국정 혼란이 정상외교까지 막대한 타격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총리실은 황 총리가 19∼20일 페루 리마에서 열리는 제24차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고 17일 밝혔다. ‘질적 성장과 인간 개발’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황 총리는 1, 2차 정상회의 세션 등을 통해 21개 회원국 정상과 논의를 진행한다.
황 총리는 정상회의 참석 기간 페루의 알베르토 비스카라 제1부통령과 회담하고 인프라·방산·에너지·보건의료 등과 북핵 공조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한반도 주변 4강 정상이 모두 참석한다. 한국이 주요 정상외교 무대에서 소외된 것이다. 지난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정권교체 등 한반도 주변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의원은 지난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 대신 가는 다자 정상회의에서 국무총리는 아무 역할이 없다”며 정상외교 공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황 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총리·부총리 협의회를 열어 최순실 사태와 관련, “공직자들의 사기가 저하돼 동요하거나 불안해하지 않도록 각 부처 장관들이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결국… 황교안 총리, 朴 대통령 ‘대신’ APEC 참석
입력 2016-11-17 18:06 수정 2016-11-17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