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총기로 경찰을 살해한 성병대(45)는 가난에 시달리며 과대망상증을 앓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최용훈)는 사제총으로 경찰을 숨지게 하고 시민 2명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 등)로 오패산 총격범 성씨를 16일 구속 기소했다고 17일 밝혔다.
성씨는 지난달 19일 서울 강북구 오패산로에서 직접 만든 총으로 김창호 경감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웃 부동산업자 이모(67)씨를 흉기로 5차례 내려쳐 두개골을 부러트린 혐의도 있다.
검찰에 따르면 성씨는 성폭력 범죄 등으로 약 10년간 징역형을 살다 2012년 9월 출소했지만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가난에 시달렸다. 그는 자신을 붙잡은 경찰 때문에 가난이 시작됐다는 망상에 빠져 경찰을 증오하기 시작했다.
부동산업자 이씨가 평소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자 그를 ‘비밀경찰’로 여기기 시작했다. 이씨와 함께 사용하던 공용 화장실 문제로 갈등이 불거졌다. 당시 이씨는 “왜 물을 내리지 않느냐”고 성씨에게 따졌고, 성씨가 “내가 그런 게 아니다”라고 맞서면서 언성이 높아졌다. 성씨는 살해 계획을 세우면서 자신을 붙잡으려는 경찰도 함께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검찰은 “성씨가 소규모로 시작한 주식투자에서 손실만 본 데다 구청 및 가족에게 받던 경제적 지원도 한계가 오자 경찰을 증오하기 시작했다”며 “누구든 성씨에게 ‘비밀경찰’로 낙인찍힌 사람은 공격당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오패산 총격범’ 구속기소… 빈곤·망상 탓 범행
입력 2016-11-17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