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도 비명 주력부대 ICT 13개월째 내리막… 20대기업중 14곳 3분기 매출 뒷걸음

입력 2016-11-17 18:18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엔진인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들의 매출은 눈에 띄게 줄었다. 휴대전화, 반도체 등 주력 제품이 포함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수출은 13개월째 추락 중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511곳(금융업 제외, 연결재무제표 기준)의 올 3분기 매출액은 392조5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다. 매출 상위 20개 기업으로 좁혀보면 상장 대기업의 매출 감소는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매출액이 늘어난 기업은 한국전력공사(3.06%) 한화(7.97%) 현대모비스(3.50%) 롯데쇼핑(1.22%) CJ(10.51%) KT(0.69%) 등 6곳에 불과했다.

반면 1위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매출액이 47조8156억3300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7.48%나 감소했다. 현대차는 올 3분기 22조836억7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4% 줄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갤럭시 노트7 사태, 자동차 리콜 및 판매 부진 등을 겪으면서 ‘부진의 늪’에 빠진 셈이다.

‘빅2’(삼성전자, 현대차)의 부진은 우리 전체 산업의 고전으로 연결된다. 10대 그룹(공기업 제외)의 계열사 가운데 상장된 12월 결산법인 67곳의 3분기 매출(연결재무제표 기준)은 242조694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4.68%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는 데다 수출은 글로벌 무역 감소 흐름 속에서 활력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자, 자동차, 철강 등 핵심 산업이 정체에 빠진 것이다.

실제로 ICT 분야 수출은 13개월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달 ICT 분야 수출은 149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 10월보다 6.8% 감소했다. ICT 분야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품목별로는 휴대전화(완제품+부품)의 감소폭이 컸다. 지난달 휴대전화 수출액은 22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1% 줄었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리콜과 생산 중단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수출액도 지난해 10월보다 5.2% 감소한 25억9000만 달러였다. 반도체 수출은 55억9000만 달러로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어두운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보호무역을 예고하고 있어 우리나라 수출이 활력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