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향·사람 냄새 그윽한 약자들의 천국”

입력 2016-11-17 18:13
16일 ‘2016 좋은 이웃 밝은 동네’ 시상식에서 매곡동 주민자치위원회가 영예의 대상을 안았다. 사진은 주민들이 매실원액을 담그는 장면. 매곡동 제공

“우리 동네는 누구나 차별을 받지 않아요. 코끝을 찌르는 매향(梅香)만큼 사람이 사는 냄새가 가득합니다.”

광주광역시 매곡동 주민자치위원회 강성용 위원장은 17일 “빛고을 광주의 전체 90여개 동 가운데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며 “아이들과 여성들이 존중받고 장애인이나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도 안심하고 24시간 활보하는 공간”이라고 동네를 소개했다.

광주시 매곡동은 지난 16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좋은 동네 밝은 이웃’ 시상식에서 영광의 대상을 받았다. ‘좋은 동네 밝은 이웃’은 광주시와 KBC문화재단이 건전한 동네문화 정착을 위한 연중 캠페인으로 2003년부터 매년 선정하고 있다.

주민자치위가 주도하는 마을공동체 사업은 ‘매화골 비전스쿨’이 대표적이다. 주민들은 동네문화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 2013년부터 매곡동 브랜드 개발에 주력했고 비전스쿨을 통해 준비과정을 거친 뒤 지난 9월 도심 동네로는 드물게 ‘매화락(樂)협동조합’을 설립했다. 매실의 재배·수확·가공 등 전 과정을 안정적으로 하기 위해 마을기업을 결성한 것이다.

주민들은 이를 통해 동네 곳곳에서 수확한 매실로 장아찌와 원액(엑기스), 한과 등을 생산해 공동 수익을 올리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주민들은 ‘매곡(梅谷)’이라는 동네명칭에 착안해 2000년부터 국립광주박물관∼옛 전남공무원교육원 간 서하로 일대에 심어온 매화나무 1500그루를 사업의 밑바탕으로 삼았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매곡마을지’를 제작해 배포했다. 매화골 주민들로 구성된 탐방대 10여명이 동네의 인물·생활문화·역사자원 등을 직접 조사해 한권의 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