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산책, 여기 어때요-공릉동 경춘선숲길] 깊어가는 가을 가족·연인과 만추의 정취에 흠뻑 젖는다

입력 2016-11-18 04:01

서울 서쪽에 경의선숲길이 있다면 서울 동쪽에는 경춘선숲길이 있다. 도심에 가까운 경의선숲길이 세련되고 활기 찬 공원이라면, 시 외곽에 위치한 경춘선숲길(조감도)은 정적이면서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공원이다.

지난해 노원구 공릉동 일대 1.9㎞ 구간에서 첫 선을 보인 경춘선숲길이 이번 주말 2단계로 경춘철교를 포함한 1.1㎞ 구간을 추가 개방한다.

깊어가는 가을, 가족과 연인이 함께 경춘선숲길을 한가로이 산책하며 만추의 정취에 흠뻑 젖어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시는 19일부터 경춘철교에서 서울과기대 입구까지 1.1㎞ 구간을 개방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로써 6.3㎞에 이르는 경춘선숲길의 절반 정도가 열리게 됐다.

경춘선숲길은 경춘선 구간 중 2010년 폐선된 광운대역∼갈매역(구리시) 부지를 선형으로 공원화하는 사업이다.

폐선 부지를 정비해 시민들의 휴식과 보행을 위한 공간으로 돌려주는 일은 작은 아이디어처럼 보이지만 놀라운 결과를 낳고 있다. 앞서 개방된 경의선숲길은 젊은이들의 명소로 자리 잡으면서 연남동 풍경을 바꾸고 있다.

“기차가 다닐 때에는 소음과 진동, 일상을 가로막던 장벽이었고 폐선 후에는 쓰레기장과 불법주차장으로 변모해 가던 경춘선 폐선부지가 공원 조성을 통해 만남과 나눔과 커뮤니티가 있는 추억의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의 말은 경춘선숲길이 가져올 변화를 잘 요약하고 있다.

이번에 개방되는 경춘선숲길 구간에는 경춘철교가 포함돼 있다. 1939년 설치돼 71년간 중랑천을 연결하는 철길로 사용됐던 경춘철교가 시민들이 거닐 수 있는 보행교로 변신했다. 폭 6m, 길이 176.5m의 철길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면서 철교 양 끝에 중랑천과 연결하는 계단과 승강기를 설치했다.

기차가 다니던 철교 위를 걷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되겠지만, 철교 위에서 바라보는 중랑천과 서울시내 풍경이 무척이나 아름답다.

경춘선숲길의 나머지 3.3㎞ 구간(태릉 일대)은 내년 5월쯤 열린다. 경춘선숲길이 모두 완성되면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고 남양주를 거쳐 춘천으로 갈 수 있게 된다.

경춘선숲길이 지난해 공사가 끝난 남양주시의 경춘선 자전거길과 연결되면서 광운대역에서 춘천역까지 약 91㎞에 이르는 명품 자전거코스가 생긴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