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불순세력 있다” 보수세력, 음모론 제기

입력 2016-11-16 18:27 수정 2016-11-16 21:26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촛불집회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은 총동원령을 내렸다.

정치권에서는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배후세력’을 제기하며 음모론 물꼬를 텄다. 김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촛불집회에) 불순세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5일 광화문에서 열린 1차 집회에서 한 청소년 단체가 ‘중고생이 앞장서서 혁명정권 세워내자’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인 데 대해 “마이크를 잡고 있는 사람은 고등학생이 아닌데도 고등학생 교복을 입고 나왔다”며 “전 통합진보당 간부”라고 주장했다.

2004년부터 박 대통령을 지지해온 온라인 커뮤니티 박사모는 오는 1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엄마부대 등 52개 보수단체와 함께 ‘대한민국 헌법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 집회를 열 예정이다. 박사모는 15일 ‘7만 회원 총동원령’을 내리고, 지방에 있는 회원들을 위한 버스 대절비도 일부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커뮤니티에는 “지난 12일 광화문 집회는 대실패. 참여인원은 많아도 10만명 남짓” “대동단결해 대통령님을 지켜내자”는 글이 쏟아졌다.

보수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는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게시판에는 “선량한 국민들은 지금 간첩들과 좌파 정치인, 좌경화된 언론의 선동에 놀아나고 있다” “몇몇 선동가의 농간에 놀아 소중한 대한민국이 붉은 무리들에게 빼앗겨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이 이어졌다. 대통령 하야에 반대하며 “남은 기간 동안 대통령의 권한으로 좌파빨갱이들 비리 조사를 해서 시커먼 속내를 우매한 국민들이 알 수 있게 해 달라”는 글도 게재됐다.

노인들을 중심으로 촛불집회를 비난하는 동영상도 나돌고 있다.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회(부추연)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언론과 정치권을 ‘똥개’라고 지칭하는 동영상을 퍼뜨렸다. 이 영상에는 “우리 국민의 정신이 죽어가고 있다” “대통령 몰아내고 빨갱이가 대통령 되는 꼴 보고 싶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지난 12일의 촛불집회 뒤 온라인에서는 ‘평화집회로는 한계가 있다’며 폭력을 부추기는 듯한 글이 여러 사람의 이름으로 똑같이 올라와 일부에서 폭력시위와 시민들의 분열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