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존재감 ↑… 잇단 비리 의혹 폭로로 정국 주도

입력 2016-11-16 17:42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잇단 비리 의혹을 폭로하며 주도권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민주당과 청와대·새누리당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과 막역한 사이다. 하지만 지나친 정파적 논리로 야권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없지 않다.

박 비대위원장은 16일 비상대책회의에서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측근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건설사가 수주할 때는 시장 조사와 타당성 조사를 해서 수주 심의를 건설사 자체적으로 결정한다”며 “포스코건설의 경우 10일 만에 보증채무가 이뤄져 전광석화처럼 작업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에 그런 영향력을 행사한 사람은 대통령과 제일 가깝다고 자랑하고 다니는 정치인이라는 제보가 있다”며 청와대를 겨냥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박 대통령 하야·탄핵 요구가 분출하는 시점에 추미애 대표가 청와대에 영수회담 취소 소동을 벌이자 “추 대표의 진의가 어디서 출발했는지 의아했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박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과 관련해선 그동안 대통령 탈당, 여야 영수회담을 통한 총리 선출,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의 로드맵을 제시했었다.

다만 야권 내에서는 박 비대위원장의 거침없는 발언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비대위원장이 지난 7일 “지난해 박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의 만남을 중재한 ‘부두목’이 있다”며 새누리당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당사자의 반발을 샀다. 결국 이튿날 “난 특정인을 지목하지 않았다”며 한발 물러섰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